성주호 둘레는 오르내리는 길이 많았다. 부교 주위에는 새끼 물고기가 가득하였고 곳곳에 젊은 낚시꾼이 있었다. 허공에서 허공으로 미늘 없는 바늘이 떨어졌다. 무심한 파문은 건너편에 닿았고, 그늘진 맥문동 밭은 온통 까만 열매들로 반짝였다. 더운 햇볕과 서늘한 바람이 들고 나며 임무를 교대하고 있었다. 어머니나 아버지를 모시고 어디 다녀온 게 얼마만인가. 잘 따라온 둘째 녀석, 먼 길 운전한 0124님이 고맙다. 길을 나설 때부터 어머니 생각을 많이 하였다. 연휴 가운데 일요일, 한중망이어도 망중한일런가.
-- 鳳德의 모든 것은 원래 있었으나 원래 없었던 것이다. 나고 죽는 것도 이와 같다.
-- 바르게, 천천히 갈 일이다. 무엇이 바른 것이냐. 바르지 않은 것이 바른 것이다.
-- 봉덕에도 사계절이 있다. 비도 오고 바람도 불고 눈도 내린다. 달이 뜨고 해가 진다. 꽃이 피고 그늘이 진다.
-- 봉덕에는 늘 적당한 취기와 그만한 광기가 있다. 온전한 것은 온전하지 않은 것이다.
-- 병들고 아픈 것이 병들지 않고 아프지 않은 것을 지배한다. 병들지 않고 아프지 않은 것은 병들고 아픈 것을 두려워한다.
-- 노래와 이주는 허용되지 않는다. 다섯을 처형하면 다섯이 태어난다.
-- 흐르거나 고이되 차거나 넘치지 않는다.
-- 누구에게나 음주는 허용되나 누구에게도 음주를 권할 수는 없다. 다섯이 태어나면 다섯이 죽는다. 예외는 없으며 예외 없는 것은 없다.
-- 보고 싶은 것은 볼 수 있다. 가고 싶은 곳은 갈 수 있다.
-- 보고 싶지 않은 것은 볼 수 없다. 가고 싶지 않은 곳은 갈 수 없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할 수 없다.
-- 누구도 봉덕에서 길을 잃으면 두 번 길을 찾지 않는다. 봉덕이 길이요, 길을 잃은 자가 봉덕이기 때문이다.
-- 왔던 데로 가는 일은 없다. 임박한 일이란 이미 날 샌 일이요, 모두가 가꾸되 거두지 않는 청춘일 뿐이다.
-- 생산을 하지 않으니 새로운 질서 따위는 없다. 가끔 달이 지지 않고 해가 뜨지 않는다. 먼 땅이 다섯 번 흔들린다.
-- 예를 갖추어 서로 죽이고 서로 죽여 예를 갖춘다. 봉덕의 끝은 다른 봉덕이다. 다른 봉덕은 다시 봉덕이며 원래 있었으나 원래 없었던 것이다.
-- 아무는 일이 없고 아물지 않는 일이 없다. 변하는 일이 없고 변하지 않는 일이 없다. 두 손을 모아 예를 갖추고 능히 두 발을 뻗는다. 合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