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그렇다, 말하고 싶었다. 그만 진화를 멈추고 싶었다. 무언가를 저지르기에 나이는 늘 너무 많거나 적었다. 돌이킬 수 없는 그때, 충분히 적었고 넘치게 많았을 그 날들을 어째서 주춤거리기만 했을까. 내가 좀더 근사한 사람이면 나았을까. 응력이 다하기 전, 가슴 한구석에서 뭐라도 한 덩이 덜었으면 좋았으리라. 뭔들 시시하지 않을까. 가을 바람 한번에 지난여름이사 가뭇없구나.
취하지 않고 살기 힘든 세상이라더만, 취하지 않고는 계절 하나 나기 쉽지 않구나. 이제 더는 아무렇게나 취하지 않으리라 다짐하던 지난밤에도, 여전히 그리운 건 함께 취하던 당신이었다. 술잔의 수위처럼 차오르던 내 오랜 동무들이었다. 다 걸고 다 잃은 자의 심정으로 살았다. 뜨거운 바람이 이르길 돌아갈 시간이 많지 않다고 한다. 이 계절의 밀명은, 동작 그만, 다가올 적막의 시공 앞에 모두 무릎을 꿇으라는 것이다. 허나 어쩌겠는가. 모른 척, 한 오백 년 살 것처럼 다음 계절에나 귀를 기울일밖에.
글쎄, 내 생각은 이렇다.
의관을 정제할 것.
누구든 배려할 것.
매사에 숙고할 것.
조용히, 갈 길 갈 것.
* 인정하자. 너는 더 이상 첨단이 아니다. 지금 죽을 게 아니라면 노래를 멈추어라.
의관을 정제할 것.
누구든 배려할 것.
매사에 숙고할 것.
조용히, 갈 길 갈 것.
* 인정하자. 너는 더 이상 첨단이 아니다. 지금 죽을 게 아니라면 노래를 멈추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