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잠시 걷다가 건너 차선에 정차한 노선버스를 보았다. 드문드문 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다알리아처럼 흔들리며 창밖을 응시하였고, 시선의 끝에는 어쩐지 더운 바람이 불었다. 차창에 낀 얼룩이 제멋대로 서로를 이었다가 갈랐다. 뭘 남기거나 더하지 마라. 찰나에 겁이었던 세상은 정해진 신호에 다시 움직였다. 하등 관계없어 그럴 테지. 정든 걸음을 멈추고 하릴없이 떠나는 세상을 멀리 배웅하였다. 먼눈으로 오래 지켜보았다.
돌아보면 늘 어리고 어리석었다. 간혹 기린을 본 원숭이처럼 두리번거리며 흉내나 냈을 뿐이다. 목을 길게 빼고 눈치나 살폈을 뿐이다. 운이 따라 이만큼이나마 온 게다. 조상의 은덕을 입고 주변에 해악을 끼쳤다. 돌아보면 더 어리고 어리석을 일만 남았으니 우선 관계를 단절하고 말을 삼갈 일이다. 빛났던 만큼 아직 너와 나는 참혹할 따름이다. 금주 삼십삼 일째, 겨울 해가 점처럼 오도카니 들어앉았다. 누가 그 자리 봄을 멀리 밀쳐놓았다.
값이 오른 담배를 단 한 갑도 사지 않겠다는, 돈도 돈이지만 이 정부에 이걸로 세금을 더 내지 않겠다는 지지난해 말 결심을 완벽히 이행하고 있다. 끊은 건 아니고 적당히 줄이면서 제주도나 해외를 오가는 지인들에게 면세 담배를 공급받은 것이다. 누가 알아주든 말든 모든 식당 금연을 비롯한 금연 정책 전반에 대한 반대를 나름대로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눈치는 빤한가. 올 하반기부터 제주도의 내국인 면세점에서 담배를 취급하지 않는다 하니 그때쯤에는 대폭 줄이거나 아예 끊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자주 찾는 황현산의 트위터에서 금연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 생각난 것.
올해 두 아이가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진학한다. 0124님은 마흔을 바라보고 나는 곧 쉰을 바라볼 테다. 뚜렷한 답이 없이 갈수록 고민만 많던 첫째의 바둑은 당자의 뜻을 따라 또 일단 가 보기로 한다. 뭘 해도 어리게만 보이는 둘째는 어째 걱정이 앞선다만 타고난 운수를 믿어 보기로 하고. 선택이 선택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될까. 다 제 몫이 있는 거라면 결국 제자리를 찾을 게다.
금주 십칠 일째, 신기할 정도로 술 생각이 그리 심하지 않다. 다음은 세계의 동화(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100편의 동화와 민담)에 실린 그림 형제의 룸펠슈틸츠헨 마지막 문단. 난쟁이, 룸펠슈틸츠헨이 뭔 죄란 말인가.
난쟁이는 울부짖으면서 분을 이기지 못해 오른발로 땅을 쾅쾅 내리쳤다. 그 통에 난쟁이의 몸뚱어리가 허리까지 땅 속에 박혀버렸다. 그러자 난쟁이는 분통을 터뜨리며 이번엔 두 손으로 왼발을 마구 잡아당겼다. 그 바람에 난쟁이의 몸뚱어리는 두 조각이 나고 말았다.
올해 두 아이가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진학한다. 0124님은 마흔을 바라보고 나는 곧 쉰을 바라볼 테다. 뚜렷한 답이 없이 갈수록 고민만 많던 첫째의 바둑은 당자의 뜻을 따라 또 일단 가 보기로 한다. 뭘 해도 어리게만 보이는 둘째는 어째 걱정이 앞선다만 타고난 운수를 믿어 보기로 하고. 선택이 선택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될까. 다 제 몫이 있는 거라면 결국 제자리를 찾을 게다.
금주 십칠 일째, 신기할 정도로 술 생각이 그리 심하지 않다. 다음은 세계의 동화(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100편의 동화와 민담)에 실린 그림 형제의 룸펠슈틸츠헨 마지막 문단. 난쟁이, 룸펠슈틸츠헨이 뭔 죄란 말인가.
난쟁이는 울부짖으면서 분을 이기지 못해 오른발로 땅을 쾅쾅 내리쳤다. 그 통에 난쟁이의 몸뚱어리가 허리까지 땅 속에 박혀버렸다. 그러자 난쟁이는 분통을 터뜨리며 이번엔 두 손으로 왼발을 마구 잡아당겼다. 그 바람에 난쟁이의 몸뚱어리는 두 조각이 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