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에 해당되는 글 6건

  1. 방출 소감 2 2006/11/29
  2. 장비 목록 13 2006/11/21
  3. 할리데이비슨, 파마 7 2006/11/12
  4. 비슬산 2 2006/11/05
  5. 이 세상 모든 것은 모두의 것이다 2 2006/11/04
  6. How Are We To Live? 2 2006/11/04

방출 소감

from text 2006/11/29 14:08
이런 카메라 어떨까? 니콘 D200 + FM (?) 정도 바디에 필름과 메모리를 동시 장착할 수 있도록 하여, 찍으면 둘 다 기록할 수 있는 그런 거 말이지. 물론 측광은 MF까지 다 지원하고(당연히 스크린도 두 종류를 지원해주고). 그럼 이런저런 고민 없이 덜 귀찮게 찍고 재미있게 놀 수 있을 것 같은데.


방금 SLR클럽 장터에 내놓은 모터 드라이브 md-12를 직거래로 넘겼다. 상태 좋은 놈을 싼 값에 지난 번 'FE' 구입할 때 따라온 낡은 하마 가방과 렌즈 포우치 두 개, 흠집 있는 hs-9 후드에다 AA건전지 여덟 개 추가로 딸려 내보냈다. 시험 삼아 써 본 것 뿐이었는데, 구매자가 점검하며 셔터 눌러보는데 왜 그렇게 애잔하고 아쉬운 느낌이 드는지, 울적하기까지 했다. 소리는 왜 또 그렇게 청명한지.

같이 내놓은 70-300ED 렌즈는 문의하는 사람은 종종 있는데, 아직 구매자가 없다. 오늘 저녁까지 안 팔리면 그냥 쓰기로 마음 굳히고 글도 그렇게 올렸는데, 저녁 7시 이후에 전화달라는 쪽지가 한 통 와 있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성사되면 팔고 아니면 그냥 써야겠다. 없으면 또 아쉬운 게 망원이니.

70-300ED를 문의한 사람 중 두 명에게 쪽지로 대화하다 이 블로그를 알려주며 바로 아랫글의 리플들을 읽어보기를 권했다. 상태를 묻다가 망원의 필요성과 유용성으로 이야기가 넘어가 알려주게 된 것인데, 상태를 떠나 다들 구매를 포기해버리는 것이었다. 뭐 그럴꺼라는 생각을 하면서 알려주기는 했으나,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보내기 아쉬워 그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딸이 없어 어디 여의는 기분이야 평생 느껴보지 못할 지 모르겠지만, 하루 만져본 md-12를 보내는 마음이 이런데 앞으로 장비 구입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고 가능하면 방출은 말아야겠다.


* 어제 MF 28mm 2.8 ai-s 구했다. 초점조절링이 조금 덜 묵직하고 몸체에 미세한 흉터가 있어 썩 좋은 상태는 아니지만, B+급은 되는 것 같다. 0124님께 미리 말하지 못하였는데, 당분간 뭐 지를 일 없을 것이라고, 뭐 믿어달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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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목록

from photo/D50 2006/11/21 23:55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니콘 FE 구입 기념으로 장비 모아다가 한 컷. 찍는다고 수고한 오공군과 쩜사양은 빠졌다.

니콘 D50 Body
AF Nikkor 50mm F1.4D
AF-S DX Nikkor ED 18-70mm F3.5-4.5G (IF)
AF Nikkor ED 70-300mm F4-5.6D

니콘 FE 필름카메라
MF Nikkor 50mm F1.2
MD-12(모터 드라이브)

Artisan & Artist ACAM3000(가방)
Artisan & Artist ACAM104BLK(넥스트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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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데이비슨, 파마

from photo/D50 2006/11/12 22:29
할리데이비슨을 탄 서연이, 그리고 파마한 기념.

비슬산

from text 2006/11/05 08:52
다시 비슬산을 다녀왔다. 자발적이지도 비자발적이지도 않은 모임에서. 용연사나 유가사 쪽에서는 올라봤으나 용천사 쪽에서는 처음이었다. 용천사 조금 못 미쳐 샛길처럼 오르는 길을 탔는데, 내려오며 보니 용천사 쪽 길이 포장된 곳이 많아 잘 골랐다 싶었다. 오른 길로 되내려오는 것도 피할 수 있었고. 토요일 업무를 마치고 떠난 길이라 시간이 부족하여 정상을 밟지는 못하였으나, 오솔길처럼 이어지는 완만한 능선길이 좋았다. 싸리나무로다가 벼르던 서연이 회초리도 하나 장만하여 왔다.

가창댐을 지나 정대로 해서 청도쪽으로 가는 길이 멋있었다. 제대로 단풍 구경한 적이 없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도로에 이어지는 산들을 보며 어디서 이만한 단풍을 보기도 힘들 것 같단 생각을 했다.

역시 오르면서 이거 뭐 계속할 수 있겠나 하였으면서도 능선을 탈 때 쯤에는 하매 중독된 건 아닌가 하며 시간이 아쉬웠다. 다 올랐을 때의 담배 한 대와 내려온 뒤의 술 한 잔, 이 맛을 과연 어디에 비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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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덕은 임종을 앞두고 자신이 묻힐 곳에 세울 시비를 지정했는데, 그 하나는 권정생의 시 ‘밭 한 뙈기’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시 ‘새와 산’이라고 한다. 인터넷 한겨레의 작가 권정생 "교회나 절이 없다고 세상이 더 나빠질까" 기사를 보다가 붙어있는 관련기사를 보고 알았다. 이 '밭 한 뙈기'에 보면 "이 세상 모든 것은 모두의 것이다"라는 시구가 나온다.

피터 싱어는 아래 포스트에서의 언급에 이어 고대 그리스와 유대-기독교적 전통을 중심으로 돈벌이에 대한 서구적 사고방식에 대해 고찰하고 있는데, 우리는 참으로 오랜 기간 돈벌이를 치욕적인 행위로 여겼으며(특히 가장 본질적인 자본주의적 행위라 할 수 있는 돈을 이용해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행위는 엄하게 비난받았다고 한다), 그 오랜 기간만큼 사람들은 자연스럽고 합리적이면서도 지금 시각으로 보자면 혁명적이랄 만큼 이상적인 견해를 갖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토마스 아퀴나스는 "자신의 이웃이 도움을 필요로 할 때 그를 구제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재산을 은밀히 취하는 것도 적법하다"고 까지 말하고 있다).

성경과 기독교의 역사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충동을 부쩍 느끼고 있지만, 특히 모든 기독교인들이 일독하기를 권해 마지않는 '우리들의 하느님'을 쓴 권정생이기에 "이 세상 모든 것은 모두의 것이다"라는 전언이 더욱 와 닿는다.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하더라도 이 세상 모든 것은 모두의 것이 아니었는가.

다음은 이오덕의 ‘새와 산’ 전문.

새 한 마리
하늘을 간다.

저쪽 산이
어서 오라고
부른다.

어머니 품에 안기려는
아기같이

좋아서 어쩔 줄 모르고
날아가는 구나!

How Are We To Live?

from text 2006/11/04 00:14
이전에는 구입할 수 있는 것에 의해 돈의 가치가 결정되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을 구입하는 데 드는 돈의 양이 물건의 가치를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피터 싱어의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은가(정연교 옮김. 1996. 세종서적) 중에서. 아는 것 같지만 번번이 잊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