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남자가 물었다. 여기가 어딘가? 당신의 주위를 돌고 있는 작은 행성이에요. 여자가 말했다. 당분간, 아무도 이 별을 찾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창백한 해바라기들이 남자를 보고 웃고 있었다. 하얗게 바랜 저 달은 당신을 닮았군, 남자가 낮게 중얼거렸다. 해는 지레 길게 이울었지만, 어디에도 그림자는 없었다. 이 별 어디에도 이제 누군가 남겨놓은 흔적은 없어 보였다. 물론, 그런 건 애초부터 없었던 건지도 모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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