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팔기념중앙공원'에 해당되는 글 9건

  1. M6 스물네 번째 롤 2008/05/27
  2. M6 스물세 번째 롤 2008/05/18
  3. M6 스물두 번째 롤 1 2008/04/28
  4. M6 열아홉 번째 롤 2007/12/15
  5. 서연이가 찍은 사진 2007/12/15
  6. M6 열네 번째 롤 2007/07/18
  7. M6 열한 번째 롤 2007/06/24
  8. M6 여섯 번째 롤 4 2007/04/15
  9. 이이팔기념중앙공원에서 2006/10/16

M6 스물네 번째 롤

from photo/M6 2008/05/27 22:42
지난 22일 저녁, 수성아트피아에서 끌로드 볼링의 재즈 공연을 봤다. 트리오, 퀸텟, 보컬까지. 보는 내내, 제대로 해석하는 놈도 대단하지만 만들어내는 놈에 비할까, 생각이 맴돌았다. 인생 참 제대로 즐기는 노인네들과, 잘 어울리는 청춘(?)들이었다. 공연 끝나고는 늦었지만 한 오년여 이어오던 한 모임의 사실상 마지막 모임이 있어 들렀다가 마침 자리가 파하여 몇몇 얼굴들만 보곤 괜한 마음에 찬 소주만 약간 비웠더랬다.

남들 쉬지 않는 날 쉬는 건 참 맛깔스런 일이 아닐 수 없지만, 오늘처럼 더운 날 나돌 생각을 했다니, 이발하고 신천 조금 걷다 곧바로 궤도 수정하여 CGV에서 인디아나 존스를 보고 잠깐 선선한 저녁 바람을 즐기곤 들어오고 말았다. 밤부터 비가 온다는데, 수성아트피아에서 0124님 기다리는 동안 잠시 찾았던 행운 또는 행복의 이파리도 함께.

* Leica M6, summicron 35mm 4th, 후지 오토오토400

M6 스물세 번째 롤

from photo/M6 2008/05/18 23:43
얼마 전, 포항 간 첫날, 죽도시장 안 횟집에서 점심 겸 소주 한 잔 하면서 그저 건배하기 맨송맨송하여 '우리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 하고 셋이서 잔을 부딪친 적이 있다. 언제부턴가 서연이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술을 따르는 것은 온전히 이 녀석의 몫이며, 건배할 때 행여 빼놓았다간 심술기에 한참 술맛이 달아나기 일쑤다. 물 잔이나 음료수 잔으로 꼭꼭 같이 잔을 부딪쳐야 하며, 자주 먼저 잔을 드는 바람에 잔을 비우는 속도가 빨라지기 예사다.

어제 '아지야'에서 청주, 오늘 '예궁'에서 고량주 마시는 자리에서 이 녀석의 건배사가 걸작이었다. "우리, 가족을, 위하는데, 건강하고, 행복은, 창문을 타고 오는데, 바람이 불고, 그런데, 위하여." 아지야에서 첫잔 비울 때 열린 창문을 보며 한 녀석의 건배사이다. 우리가 웃고 즐거워하니까 재미를 붙였는지, 매번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재미난 건배사를 해냈다. '합류하다가', '회항하여' 같은 표현까지 곁들여 길게 이어갈 때는 꽤나 놀라기도 했다. 기억나는 게 많지 않아 아쉽다.

철들려면 멀었다지만, 나이를 그렇게 썩 헛먹지는 않았을 터, 빨리 잊는 법, 쉽게 타협하는 법도 익혀 왔는걸, 시시한 세상이 가까워지면 안타까운 일도 그만큼 줄어들 테지. 성장(盛裝)한 여인처럼 불쑥 다가선 봄은, 그렇게 갈 테고, 시시한 세상도, 이 봄도, 언제 그랬냐 할 테지.

* Leica M6, summicron 35mm 4th, 코닥 프로이미지100

M6 스물두 번째 롤

from photo/M6 2008/04/28 22:43
지난 목요일, 처음인 듯 평일에 둘이 시간을 맞춘 날, 서둘러 CGV에서 테이큰과 버킷 리스트를 보고 이이팔기념중앙공원에서 여유있는 하오의 공기를 즐긴 후 서연이를 데리고 렌스시에서 도다리를 먹었다. 그리고 어제는 앞산에 올랐다가 영대네거리까지 걸어 내려와 솥뚜껑삼겹살, 피쉬앤그릴, 노래방까지 내달렸다. 등산하고 나서 먹는 소주 섞은 맥주 맛은 참 일품이라 아니 할 수 없다(물론 몇 잔까지 그렇다. 그 다음부터 먹는 것은, 그때그때 달라서, 누가 먹는 건지 모른다). 그 바람에 다음날 못 견딜지라도(그래, 이제 좀 살살 사귀어보자고, 친구).

당신은 지금, 옆에 있는 사람 말고 생각나는 사람이 있는가.
노래를 부를 때나, 혼자 밥을 먹을 때나, 차창에 비친 얼굴에 문득 눈물이 맺힐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는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을 때, 즐겁게 술을 마시다가, 차창에 비친 햇살에 언뜻 눈물이 흐를 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그 사람 생각에
폭음을 하고, 노래를 부르고, 거리를 헤매는
독한 사람이 있는가, 말이다.

이이팔기념중앙공원에서 혼자 한참을 노래 부르더니 문득 울어버린 여자가 있었다. 그러고도 오래도록 노래를 부르고는 나비처럼 어디론가 가버렸다. 무엇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사람 때문이었다면, 그 사람은 그 여자가 자기를 생각하며 노래 부르고 울었다는 걸 과연 알고 있을까. 알 수 있을까.

* Leica M6, summicron 35mm 4th, 코닥 포트라160vc

M6 열아홉 번째 롤

from photo/M6 2007/12/15 22:19
맑은 가을날 산에 올랐을 때부터 사진이니 오래 되어도 한참 오래 되었다. 한 롤 맡기나 두 롤 맡기나 가격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데, 두 롤 모으려면 봄은 되어야 할 것 같아 나간 김에 맡겼다. 어떤 예쁜 이미지를 찍어보고 싶단 생각을 문득문득 하곤 하는데, 언제 한 장이라도 찍어볼지 모르겠다.

중앙통 거리는 그래도 성탄과 연말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분주한 사람들 가운데 천천히 먼 길을 가는 사람들 생각에 잠시 잠겼다. 찬 바람에 담배 연기가 한참 머물다 흩어지곤 했다.

* Leica M6, summicron 35mm 4th, 코닥 포트라160vc

서연이가 찍은 사진

from photo/D50 2007/12/15 22:01
대구우체국엘 갈 일이 있어 나갔다가 이이팔기념중앙공원에서 만나 서연이가 찍은 사진, 그리고 어린 사진사. 남은 필름이나 소진하게 사진기 갖고 나오랬더니 서연이가 자기도 찍을 수 있는 사진기를 갖고 가재서 오공이도 들고 나왔댄다. 잘 몰랐는데, 아무래도 사진 찍을 때 표정을 좀 바꿔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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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6 열네 번째 롤

from photo/M6 2007/07/18 03:30
초복에 서연이 외가에 들렀다가 성북교에서부터 신천을 따라 칠성시장까지 걸었다. 집까지 걸어오고 싶었지만 이 녀석 해찰이 심해 다리 두어개 지나는데 서너 시간은 족히 걸렸다. 칠성시장에 온 김에 옛날 족발을 좀 사왔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순식간에 맥주 한 캔이랑 '처음처럼' 하나를 깨끗이 비웠다. 그리고 오늘(제헌절) 덜 찍은 필름을 소진하며 올리브칼라에 필름 맡기러 가는 길에 몇 컷.

* Leica M6, summicron 35mm 4th, summicron 50mm 3rd, 코닥 프로이미지100

M6 열한 번째 롤

from photo/M6 2007/06/24 00:25
아무래도 원 바디 원 렌즈로 계속 가기는 어려울 게고, M6 특성도 그렇고, 35미리 하나, 50미리 하나로 꾸리니 만족스럽다(RF 카메라의 장점 중 하나라는 파인더로 프레임 바깥을 볼 수 있다는 걸 느껴보고 싶었다. 서연이를 찍기에는 조금이라도 더 망원에 가까운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둘 다 비교적 작고 예쁜 것도 마음에 든다. 사실 50미리 중에서 작고 예쁜 축에 든다는 이 녀석을 막상 보고서야 갖고 있던 35미리가 얼마나 작고 예쁜지 실감할 수 있었다. 간혹 즈미룩스나 엘마가 기웃거려지기는 하겠지만 오래오래 갈 것 같다.

* Leica M6, summicron 50mm 3rd, 후지 오토오토200

M6 여섯 번째 롤

from photo/M6 2007/04/15 09:18
열흘 전 쯤 아하포토에 맡긴 게 스캐너 고장으로 너무 늦어져 현상된 필름을 찾아 다음 롤과 함께 올리브칼라에 맡겼다. 가격은 좀 더 쎄지만 일단 가게 느낌은 좋았다.

* Leica M6, summicron 35mm 4th, 코닥 울트라맥스400

등산은 못하고 대구백화점으로 이이팔기념중앙공원으로 대백프라자로 돌아다녔다. 오랜만에 간 금곡삼계탕에서 삼계탕 하나, 전기구이 반마리 먹고. 십년은 된 것 같은데, 일년에 한두 번 갈 때마다 잊지 않고 사이다 서비스를 준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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