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from photo/D50 2010/06/23 20:55
개교기념일을 맞은 서연이와 그에 맞춰 연차를 낸 0124님의 오늘 하루는 꽤나 즐거웠나 보다. 줄 서서 기다리지 않는다고 회전목마부터 카멜백까지 우방랜드의 놀이기구란 놀이기구는 다 타 보고 고스트 하우스도 들른 모양. 놀이공원에서 찍은 사진은 별 게 없고 근처 짬뽕이 유명한 신신반점에서 찍었다는 몇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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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from text 2010/06/22 16:51
또래보다 덩치는 배로 큰 데다 갈수록 고집도 생기고 저지레가 늘어 그간 봐주시던 어머니의 힘이 부쳐 결국 두 살배기 서율이 녀석이 지난 17일부터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였다. 그나마 멀지 않은 곳에 믿음직한 어린이집이 있어 다행이다. 이곳에서는 하루 일과가 끝나면 그날의 프로그램을 각각의 동영상으로 만들어 홈페이지에 올려놓는데, 보는 재미가 여간 쏠쏠한 게 아니다. 보다 보면 그저 벙싯벙싯 웃기도 하고 마음이 짠해 무언가 사무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첫날, 잘 적응하는지 궁금해 전화를 한 0124님에게 보육교사는 이렇게 말했단다. 처음 잠깐 울먹이더니 잘 적응하고 있다, 참 점잖다, 수업 태도도 좋고 집중력이 뛰어나다. 점잖다는 거야 곧 실체를 알게 될 터이고, 수업 태도며 집중력이라니 헛웃음이 나오며 어이가 없었지만, 동영상을 보고서는 역시, 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서연이를 그리 보았건만 이놈의 고슴도치는 반성할 줄을 모른다.

* 이게 없으면 못 살 것 같고 저게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싶은 것들도 지나고 나면 다 그저 지나가 버린다. 그리고 살아간다. 애써 찾지도 않는다. 모처럼 재미있게 읽은 책 하나. 한윤형의 뉴라이트 사용후기. 상식인의 훌륭한 전거를 제대로 마련해 주었다. 스스로 너나 네 정신머리는 이미 늙어버린 건 아닌지 때때로 물어볼 일이다. 아무렴.

사람들도 세상도

from photo/D50 2010/06/10 18:42
서율이가 탈장과 음낭수종으로 수술을 받았다. 입원부터 퇴원까지 2박3일 일정의 간단한 수술이었지만 병원 문턱을 잘 드나들지 않는 우리로서는 큰일을 치른 셈이다. 중심가에 위치한 대학병원과 소아병동 6인실의 풍경은 인생살이에 대해 많은 걸 생각하게 해 주었다. 짧은 시간에 아는 이들도 여럿 만났다. 첫날엔 자식을 먼저 보낸 한 어머니의 슬픔을 만났으며(이튿날에야 알았다. 늘 그렇게 착하고 고울 수 없는 분이었는데, 글썽이던 눈물과 아파하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둘째 날 아침에는 수술실 앞 대기실에서 친구 녀석의 암 수술을 기다리는 그의 부인을 만났다(다행히 전이된 곳 없이 수술이 잘 끝나 저녁에 찾은 병실에서는 유쾌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의사로 있는 옛 친구도 만났다). 그리고 알은체를 하지는 않았지만 고등학교 때 좋아하던 동아리 지도교사를 보았고, 송아지로부터 공룡으로 이어지던 끈을 타고 만수와 통화를 하였으며 종화형 소식을 들었다.

더 잘 먹고 더 잘 뛰어다니는 녀석을 보니 길게만 느껴지던 며칠이 언제 그랬나 싶으면서도 그 며칠이 이상스레 사람에 대한 연민과 애정을 식게 만들어 어제는 일없이 또 술을 잔뜩 먹고 말았다. 피할 일이지만 그래도 그러고 나니 사람들도 세상도 조금 예뻐 보인다. 오월에 찍은 율이 사진 몇 장. 몸이 자주 속삭인다. 서둘러야겠다. 주변을 정리하든 나를 정리하든.

* 끈을 놓지 말 일이다. 특별할 것도 외로울 것도 없다. 적어도 3%가 우글거리고 있지 않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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