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7'에 해당되는 글 13건

  1. 거제, 괴물 2006/07/29
  2. 팩, 비니 2006/07/24
  3. 우리글 바로쓰기 2006/07/18
  4. 뭐랄까 2006/07/18
  5. I've seen it all 2006/07/17
  6. 스킨과 플러그인 2006/07/16
  7. 한겨레결체 2006/07/16
  8. 책 주문하다 2006/07/12
  9. 그 입장에서 2006/07/11
  10. 어느 놀토 2006/07/08
  11. 샐러리는 어디에 찍어 먹는 거지?! 2006/07/06
  12. 그 이익 앞에 2006/07/03
  13. 포항 죽장 하옥 1 2006/07/02

거제, 괴물

from text 2006/07/29 12:14
한 모임에서 27~28일 이틀간 거제엘 다녀왔다. 고성 공룡나라휴게소, 녹차 음식, 한산도 제승당, 달아공원, 여차해수욕장, 능성어와 돔, 노래방, 해물된장찌개, 삼천포대교, 연어튀김과 참게탕, 파이어월과 음란서생, 비오는 섬진강이 기억에 남는다. 차 탄 시간이 너무 길었고, 역시나 과민성대장증후군(이 분명하다)에 시달렸다. 저녁에는 또 다른 모임에서 식구들이랑 ‘괴물’을 보고, 마달네랑 형석이네랑 뉴욕뉴욕에서 간단한 식사와 호프.

괴물은 봉준호라는 이름과 몇몇 스틸에서 연상한 것과는 다른 방식의 영화였다. 그래서 기대와 달랐는지 모르겠지만, '80년대'를 연상시키는 몇몇 장면들이 흥미로웠다. 다시 보는 후일담이랄까. 괜히 상념에 젖기도 하였는데, 호불호를 드러내지 않고 이미지만 차용한 듯한 방식이 오히려 새롭게 다가왔다.

팩, 비니

from photo/D50 2006/07/24 06:49
휴일 이틀을 또 시체놀이하며 보냈다. 많은 술이 버겁다. 고종석의 감염된 언어를 다 읽고 피터 싱어의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은가를 슬쩍 들추어보았다.

비니가 잘 어울려 몇 컷, 그리고 며칠 전 엄마 팩하는 옆에 누운 따라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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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글 바로쓰기

from text 2006/07/18 16:00
주문한 책들이 도착하였는데, 우리글 바로쓰기 2권 뒤표지에 다음과 같이 써 있다. 눈에 확 띄는 이 '입장'

우리 지식인들은 분단 반 세기 동안 '입장'이란 일본말 하나도 바로잡아 쓰지 못했고, 아직도 바로잡을 생각조차 안하면서 끊임없이 병든 말을 퍼뜨리고 우리 말을 죽이고 있다. 그러나 나는 절망하지 않는다. 나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방방곡곡에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병든 글에서 벗어나 말로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은 우리들 편임을 산같이 믿고 있기 때문이다.

마침 연휴 때 들춰본 고종석의 '감염된 언어'에서 이오덕에 대해 언급한 부분도 보았지만(이오덕은 민족의 언어가 아니라 민중의 언어를 강조한다. 글말에까지 구어체를 강요하는 것은 우리말의 문체를 가난하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그의 문제의식은 충분히 의미 있고 올바른 것으로 보지만, 결국 자신의 언어를 선택할 때는 어떡할 것인가. 문제의식을 유지하고 전제하되 이오덕에게 나아가면 어떨까.

뭐랄까

from text 2006/07/18 01:28
술을 잔뜩 먹고 들어가 김동건과 김지하가 마주 앉아 뭔가 이야기 나누는 걸 보았다. 무슨 심사가 뒤틀렸는지 냅다 감정대로 싸지르고는 아침에 이렇게 다 지우고 올린 시만 남긴다. 비는 계속 내리는데, 뭔가 이렇게 슬프다.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가닥 있어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 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욱소리 호르락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소리
신음소리 통곡소리 탄식소리 그 속에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네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오는 삶의 아픔
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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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e seen it all

from text 2006/07/17 16:35
볼 때는 재미있게 보고 첫 손 꼽을 만큼 잘 만든 영화임에 틀림없지만, 다시 보게 되지 않는, 보고 싶지 않은 영화가 있다. 파이란, 박하사탕, 올드보이 같은 영화들이다. '비극(적)'이어서일까, 어쩌다 채널 서핑 중 방영하는 걸 보게 되면 한참 고정하고 보게 되지만(끝까지 보는 경우도 허다하지만), 사다 놓은 디브이디 타이틀도 다시 보게 되지 않는다.

라스 폰 트리에의 어둠 속의 댄서도 그랬다. 디브이디 타이틀을 사서 보았는데, 그래도 구입한 디브이디 타이틀 중 가장 아깝지 않은 경우일 것이다. 웬만한 시디보다 자주 재생시켜 주었으니 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본 경우는 한 번도 없지만, 영화음악 골라 듣듯이 한 챕터(열세번째 챕터!)만 계속 반복하여 보고 듣곤 한다. 오늘도 연휴 마지막 날까지 줄기차게 내리는 비를 보다가 문득 떠올라 오랜만에 디브이디 전원을 켜고 이 챕터만 반복하여 보고 들었다. 노랫말과 주인공 비요크가 직접 부른 그 애절한 노래, 그리고 그 영상(어떻게 이런 편집을 할 수 있었을까)에 푹 빠져서. 이 놈의 음치는 영상 없이는 음악이 들리지 않으니 더욱 그럴밖에.

I've seen it all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보면 이 챕터도 사실 꽤나 비극적인데, 어째 자꾸만 보고 싶은 걸까. 같이 등장하는 피터 스토메어의 매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영화 중 하나.

스킨과 플러그인

from text 2006/07/16 16:39
이 블로그에 적용한 스킨과 플러그인에 대하여 정리해 두는 게 좋겠다. 따로 고마운 마음을 드러낼 길도 없고.

처음부터 딱 맘에 들어 적용한 스킨은 deadlink님의 블로그에서, 그리고 대문이미지를 랜덤으로 보여주는 플러그인은 eguus님 블로그에서, 방명록 새글 아이콘 표시 플러그인은 zippy님 블로그에서, 로봇 방문 횟수 제외 플러그인과 리퍼러 로그 정리 플러그인은 crizin님의 블로그에서 받아 적용하였다.

하나하나 알아가며 써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이런 분들이나 태터툴즈를 함께 만들어가는 분들의 정성과 능력을 보면 참 놀랍고 고맙다.

한겨레결체

from text 2006/07/16 16:21
한겨레결체를 알고부터 업무용 문서(굴림체를 주로 쓴다)를 제외한 일반문서를 작성할 때 이 글자체를 주로 쓴다. 10포인트 이하에서 모양이 좀 덜 나고 장평이 좀 넓은 감이 있지만, 눈에 익고 나니 정도 들고 좋다.

이 블로그의 본문 글도 이 글자체로 따로 작업하여 올린다. 잘 몰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태터툴즈는 한글 글자체 부분이 약한 듯. 아래한글에서 작업한 문서를 붙여넣기하면 글자체가 고정되어 바로 입력하였을 때와 다른 글자체가 되어버린다.

관련기사내려받기를 링크해 둔다.

책 주문하다

from text 2006/07/12 15:58
적어놓은 책 목록을 살펴보고, 교보문고에서 에테엔느 트로크메의 '초기 기독교의 형성'과 박민규의 '카스테라', 피터 싱어의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은가', 강유원의 '몸으로 하는 공부'를 주문하였다. 인터파크에서 이오덕의 '우리글 바로쓰기' 세 권과 함께.

베른하르트의 '옛거장들'과 '비트겐슈타인의 조카'는 파는 델 못 찾겠다. 못 찾으니 더 사고 싶다만.

윤구병의 책은 직접 보지 않고는 딱히 어떤 걸 집질 못하겠다.

이오덕의 우리글 바로쓰기를 살피다가 한 리뷰에서 '입장'이란 말은 '처지'나 '태도'로 바꿔야 한다는 글을 보았다. 어제 쓴 글 전체를 도배하고 있는 말이 '입장'인데.. 곰곰 생각해보니 태도는 몰라도 처지로 바꾸는 건 괜찮을 것 같다. 그래도 미묘한 어감 차이가 걸리긴 하지만. (처지도 한자어인데, 입장이 일본식 한자어라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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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입장에서

from text 2006/07/11 08:55
생각해 보자. 그 사람의 입장에서. 그 가축, 그 짐승의 입장에서. 그 풀이나 그 나무의 입장에서. 자연의 입장에서. 지구(엘니뇨니 해수면 상승이니 뭐 그런 게 지구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저 뭐 자기정화 작용 정도 아니겠느냐는 요지의 글을 어디서 봤더라)의 입장에서. 또는 우주의 입장이나 이른바 신의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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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놀토

from photo/D50 2006/07/08 23:49
서연이 녀석은 어린이집 가는 날은 깨워도 잘 일어나지 않으면서, 쉬는 날은 용케 일찍 일어나 안경을 주며 나를 깨운다. 해동되기를 기다려 고등어 구워서 둘이 아침 먹고, 자두며 복숭아 깎아 주고, 이 녀석 이발할 때가 되어 대백프라자에 갔다. 7층 어린이 미용실에 가면 얌전히 잘 깎이긴 하는데 일만삼천원이라니 너무 비싸다. ‘꽉꽉꽉껌’ 하나 씹으면서 이발하고, 늘 정해진대로 일리 프로즌 요구르트 토핑해서 나눠 먹고, 하늘공원에서 잠시 놀다가, 달성공원엘 갔다 왔다. 미용사가 넘겨준 머리가 어색한 듯 하면서도 잘 어울려 보인다. 눅눅한 날씨에 곧 비가 쏟아질 듯 하여 예정보다 일찍 봉덕동 집으로 갔다가 만리장성에서 식구 모두 모여 전가복이랑 중국식 냉면(서연이 표현으로는 냉면국수)을 먹었다. 내일 동생 생일도 축하할 겸, 어른들께 최근 맛들인 중국식 냉면도 대접할 겸.

이런, 제기, 상대의 건강을 생각하지 않는 게 뭔 의사며,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뭘 가르친다는 게냐.

더랍고 질긴 노예근성과 그것의 전복적 형태, 그 다양한 변주들.

목구멍이 정말 포도청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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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익 앞에

from text 2006/07/03 21:20
짧은 술자리였지만, 자기 계급의 이익도 지키지 못하는 놈들에 대해 신랄하게 욕하였다. 무슨 스트레스 해소라도 하듯 주절거렸다. 돌아오는 길, '장로'님 앞에서. '계급'이란 말도 '이익'이란 말도 하지 않고 쌍욕도 없었지만.

근데, 나는 비유로 들었던 것보다 더 작은 것에서도 얼마나 주춤거리며, 당당하지 못하였던가(못한가). 기껏 아무도 모르는 선거 때나 비밀 요원처럼 그 이익을 행사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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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죽장 하옥

from text 2006/07/02 13:30
포항 죽장 하옥엘 갔다 왔다. 어제, 자발적이지도 비자발적이지도 않은 모임에서. 말 그대로 깊은 산골 오지에 온 듯, 두 시간 정도 거리에(경상도에) 이런 비포장길과 이런 풍광이 있다는 게 놀라웠다. 비가 산의 분위기를 더 살린 탓도 있겠지만, 자리를 같이 한 연변대학교의 한 교수는 장가계나 계림 갈 필요 없겠다 할 정도였으니.

하옥산장이란 곳에서 오리구이와 돼지바비큐에 코냑, 소주, 맥주를 섞어 마시고, 대구에서 이차로 맥주를 잔뜩 먹었더니 머리가 흔들리고 무겁다. 지난 번 금주를 깨고 술을 마시고부터는 한 주에 한번 꼴로 마시는 것 같다. 다소 양호해졌지만, 힘겹긴 매 한가지이다. 단수를 건너뛰기는 정녕 힘든 일인가.

김규항의 블로그에 트랙백 단 후 방문객들이 늘었다. 아니 방문객도 생겼다고 해야 하나. 느낌이 묘하다. 대문 사진을 디기가 찍어준 얼굴에서 국화꽃으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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