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Are We To Live?

from text 2006/11/04 00:14
이전에는 구입할 수 있는 것에 의해 돈의 가치가 결정되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을 구입하는 데 드는 돈의 양이 물건의 가치를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피터 싱어의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은가(정연교 옮김. 1996. 세종서적) 중에서. 아는 것 같지만 번번이 잊어버린다.

팔각산

from text 2006/10/22 12:54
홍어를 처음 먹을 때 그랬다. 이 놈의 걸 어떻게 먹는단 말인가. 근데 이상하게 며칠 지나고 나니 그 곰곰한 맛이 자꾸 생각나는 것이었다. 다시 먹을 때도 아 참 이거 못 먹겠다 했는데, 또 며칠 지나자 그 씹히는 맛이 생각나곤 했다. 서너번 반복하고 나자 이제 그 맛을 조금은 알 것도 같아 간혹 먹곤 한다.

어제 영덕에 있는 팔각산을 오르내리면서 그 생각을 했다. 홍어랑 등산이랑 내겐 진배없는 것 같다고. 산을 오르기 시작하고 얼마 안 되어서는 딱 포기하고 내려갈까 하는 고비가 꼭 몇 차례 있으면서 이 놈의 것이 나에게 안 맞는 것 아닌가 회의가 들곤 하는 것이다.

일봉부터 이봉, 삼봉, 해서 팔봉까지 오르내리는 길이 험하였다. 곳곳에 암벽이라 밧줄을 타는 길이 많았다. 마른 가을 단풍이라 그리 곱지는 않았지만, 가을볕과 바람이 좋았다. 낚시터횟집에서 한 잔.

팔각산 입구 화장실에 영덕 무슨 로타리클럽에서 붙여 놓은 명언이 와닿아 메모해 왔다. 속에 옥을 지닌 사람은 허술한 옷을 입는다. 출처를 찾아보니 노자 도덕경 중 피갈회옥(被褐懷玉, 거친 옷을 입고 품에 옥을 지니다, 세인들이 그의 진가를 알지 못한다)에서 나온 듯 한데, 숨은 뜻이나 느낌이 사뭇 다르다.
등산은 못하고 대구백화점으로 이이팔기념중앙공원으로 대백프라자로 돌아다녔다. 오랜만에 간 금곡삼계탕에서 삼계탕 하나, 전기구이 반마리 먹고. 십년은 된 것 같은데, 일년에 한두 번 갈 때마다 잊지 않고 사이다 서비스를 준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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