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9'에 해당되는 글 13건

  1. 만 세 살 5 2006/09/29
  2. 돌 사진 2 2006/09/26
  3. 돌 사진 1 2 2006/09/26
  4. 백일 사진 2006/09/25
  5. 달팽이 2006/09/24
  6. 아름다운 소풍 1 2006/09/20
  7. 고양이 소야곡 2006/09/17
  8.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4 2006/09/15
  9. 달팽이의 세계 5 2006/09/14
  10. 홈플러스에서 6 2006/09/10
  11. 뽀로로와 별나라 요정 2006/09/10
  12. 니콘 D80 유감 7 2006/09/06
  13. 잘 가라, 여름 2 2006/09/03

만 세 살

from photo/D50 2006/09/29 07:25
서연이가 만 세 살이 되었다. 음력으로 생일을 챙기지만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구월이 생일인 줄 아는데다 그냥 넘기기 뭣하여 케이크만 하나 샀다.

산을 갈 땐, 천천히 걸어야 해. 아주 멀리 간다고 생각하고 말이야. 다리에 힘이 붙으면 탄력껏 걸어도 되겠지. 그래도 마음에 여유를 잃어버리면 안 돼. 아주 여기서 살 것처럼. 능선을 탈 땐 많은 생각도 하겠지. 내려갈 땐 더욱 신중해야 할 거야. 돌아도 보고 살펴도 보고. 산을 갈 땐, 천천히, 천천히 가야 해.

작년인가 몇명이서 악천후에 비슬산에서 앞산까지 종주하려다 여의치 않아 중간에 내려올 때부터 아팠던 무릎이 다 낫지 않은 건지, 얼마 전 갔다온 비슬산 산행에서도 내려올 때 잠시 잠시 아팠다. 가을에 비슬산은 처음이었는데, 정상의 억새길이 좋았다.

돌 사진 2

from photo/etc 2006/09/2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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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사진 1

from photo/etc 2006/09/26 11:09
계속되는 자극을 따라.

모레(28일)면 서연이 세 돌 된다. 첫 돌 사진. 아는 사람은 알아준다는 이우찬씨가 찍어주셨다. 이 녀석이 코끝에 모기 물린데다가 그날따라 잘 웃지 않아 걱정했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잘 찍어주셨는지 모르겠다. 식사도 마다하고 끝까지 열심이셨는데,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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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 사진

from photo/etc 2006/09/25 20:51
먼길가는 자에게 자극 받아 서연이 옛날 사진을 뒤지던 중 발견한 사진. 자동카메라로 찍은 걸 '햇살' 홈피 사진방에 올리느라고 일반 스캐너로 스캔한 거라 옛날 사진티가 물씬 난다. 정겹다. 그때 첨부하여 올렸던 글..

구십구일 된 서연이랑 한 이십오년 된 할매(?) 사진입니다. 백일 사진 찍으러 가서 우리끼리 찍어 본 겁니다. 아직 사진관에서 찍은 사진은 보질 못했는데, 할매 말로는 가족 사진 빼고는 다 괜찮답니다. 할배 때문이라나 뭐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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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from photo/D50 2006/09/24 00:17
달팽이가 많이 컸다. 처음 우리에게 온 지 열흘이 좀 넘었는데 그새 몸집이 배는 커진 것 같다. 잘 자라주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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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소풍

from text 2006/09/20 14:45
아직 죽는다는 게 두렵다. 나든 남이든. 어릴 적, 여름 한낮에 시골 외가 마루에서 혼자 낮잠 자고 일어났을 때의 그 아득한 느낌을 잊을 수가 없다.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지난 일요일 오전 갑자기 의식이 흐려지셔서 입원하셨다기에 그날 오후에 가 뵈었는데, 다음날 아침 돌아가셨다. 늘 신문이나 책을 읽으시며 정정한 모습이셨는데 갑자기 그렇게 가셨다. 입관 때 장의사가 가시는 길에 노자를 보태드리라 말할 때는 슬픈 가운데에도 저승도 돈 없이는 안 되는 세상이라면 제기랄, 다들 가시지 말지, 억울하고 안타까운 생각도 들고, 사람들 말마따나 그래도 아흔셋 연세에 자식들 모두 살아있고 크게 편찮으신 데 없이 가셨다고, 편히 가시라 편히 가시라 자꾸만 되뇌기도 하였다. 천상병의 말처럼 외할아버지께 이 세상은 아름다운 소풍이었으리라 믿고 싶다. 그럼에도 예감할 수 있는 마지막 모습과 입관 때 마지막 얼굴을 뵌 게, 그 존재감 상실의 느낌이 자꾸만 존재감으로 다가온다.

고양이 소야곡

from text 2006/09/17 08:05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소규모아카시아밴드(김민홍, 송은지)의 짧은 공연을 보았다. 음악 쪽으로는 확실히 문외한이라 처음 들어보는 사람들이고, 2집 '입술이 달빛'에 실었다는 '고양이 소야곡'과 미발표곡 '룰루랄라' 단 두 곡을 들었을 뿐이지만, 반해 버렸다. 한번에 이렇게 뻑 가는 경우는 잘 없는데, 둘이 생긴 것도 참 편안하고 맘에 든다. 고양이 소야곡은 꼭 다시 듣고 싶다.

가을이 깊어가니 겨울은 멀지 않고 살아갈 날도 많지 않으니 또 돌아보고 들여다볼 때가 아니겠는가.
이 어찌 기쁘지 아니하리오, 열시 전부터 꼬박 네 시간 반에 걸쳐 사이드바 메뉴를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스킨 수정에 성공하였으니. 전에도 몇 번 시도해 보았으나 포기하고 말았던 터.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낮에도 한참 헤매다 정확한 위치를 몰라 방명록에만 적용하던 새 글 아이콘 플러그인을 사이드바에도 모두 적용시키고 나도 모르게 소릴 질러 주위를 놀라게 하였는데.

막상 성공하고 보니 수고에 비해 뭐 꼭 필요하지도 않고 그리 예뻐보이지도 않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데 안하는 거랑 하지 못해 못하는 거랑은 차이가 있지, 있고 말고.

그새 많은 공부가 되었다. 태터 가이드를 거의 훑다시피 하고, 태터 기본 스킨 소스를 한글에 복사해두고 이 스킨 소스와 일일이 대조하며 하나하나 적용하고 또 적용해가며 건진 성과이다. 알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니겠지만, 이 시간까지 물 한 모금 먹지 않고 오줌과 담배도 참아가며 버틸 수 있었던 게 용하다. 참으로 오랜만에 스스로 대견한 마음이 다 든다. 포기할까 하는 유혹을 마지막 시도에 이겨내었다. 이 좋은 가을밤은 감정의 과잉을 허용하고말고.

썸네일리스트 출력 및 사이드바 랜덤 이미지 출력 플러그인의 성공적 적용에 이은 두번째 숙원 사업의 해결이다. 하나 더 바란다면 블로그 제목 들어가는 난의 글자체나 크기 변경에 관한 건데, 즐기며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은 짧지만 단 잠을 잘 수 있겠다.

달팽이의 세계

from text 2006/09/14 05:09
냉장고에 넣어둔 지 며칠 지난 포도에서 달팽이(한자어로 蝸牛 또는 山蝸라 부른다니 멋이 담뿍한 이름이 아닐 수 없다)가 나왔다. 서연이가 하도 좋아하여 포도 가지를 받쳐 임시로 집을 만들어 주었다. 습성에 대한 공부를 좀 하고 잘 한 번 키워봐야겠다.

거기에는 우리가 모르는 세계가 있다
눈 깜빡할 새 하루를 보내는 우리가 감히 짐작할 수 없는 세계가 있다
노고지리의 노래도
고래의 가슴도
가늠할 수 없는 그리움이 있다
호흡을 멈추고
합장하며
가만히 응시하노라면 거기에는
우리가 알 수 없는 세계가 있다
가느다란 촉수의 떨림에 이은 아슬아슬한 곡예가 있다
맨 끝에 매달려
웅크리고 침잠하는 무서움이 있다
후학을 위해
길게 한 줄기 남겨주시는 센스가 있다

홈플러스에서

from photo/D50 2006/09/10 18:46
오랜만에 처가에 들렀다가, 홈플러스 대구점에서 장보고 왔다. 서연이 외증조할머니께서 편찮으시다. 많이 좋아지셨다지만, 입맛이 없으신데다 기력도 쇠해 뵈셔서 마음이 아프다. 생로병사에 대한 물음으로 길을 떠난 석가의 삶에서 이래저래 우리는 자유롭지 못하다. 어서 건강하신 모습으로 서연일 얼러주시기를 빈다.

댓글이나 방명록 글을 쓸 때 ‘null오류’란 게 나서 몇 번 검색한 끝에 플러그인을 하나씩 점검하고 결국 랜덤 프로필 플러그인을 제거하였다. 괜찮은 플러그인이었는데 아쉽다. 자체 문제라기보다는 다른 플러그인과 충돌일 수도 있는데, 가장 의심스러운데다, 일단 순위에서 밀렸다.

토요일, 서연이와 둘이 시민회관에 뽀로로와 별나라 요정을 보러 갔다. 가족 뮤지컬이라는데 돈값은 전혀 못했다. 어떻게 50% 할인해서 표를 구하긴 했지만, 정가가 R석 삼만원, S석 이만오천원이라니 너무 비싸다. 보는 동안 이 녀석은 극에 집중하지는 않고, 왜 해리가 안 나와요? 뽀로로가 어디 가요? 크롱이 안 먹었지요? 해리가 왜 아파요? 왜 불이 꺼져요? 여기는 몇 번 자리예요? 이제 끝나요? 노래하니까 이제 끝났지요? 이제 어디 가요? 질문만 잔뜩 해댔다. 보는 내내 그 궁리만 한 게 틀림없다. 요즘 들어서 녀석이 질문을 만들어낼 궁리를 한다는 걸 분명히 알 수 있다.

좀 걸어서 교대역에서 지하철 타고 대구역에 내려 롯데백화점 들렀다가 뽀로로 보고 교보 들러 자석놀이 완구 하나 사고 이이팔기념중앙공원에서 바람 좀 쐬고 번햄즈버거에서 햄버거랑 샌드위치 먹고 집에 와서 김치 볶은 거랑 밥 먹었다. 두 주에 한 번 놀토마다 딱 운동하는 기분이다.

니콘 D80 유감

from text 2006/09/06 19:49
니콘에서 D80이 출시되었다. D200 출시 때도 한동안 뻔질나게 SLR클럽을 기웃거리며 지름신과 조우하였지만, 그때는 가격도 가격인데다가 크기나 무게에 있어 나랑 맞지 않다는 명목 하에 빨리 지름신과 헤어질 수 있었던 반면(밴딩 노이즈 핑계도 있었지, 아마. 수준에 과분하다는 적확한 진단도 있었고), D80은 지를까 말까 하루에도 몇 번 씩 망설이게 만들고 있다. 한동안 드나들지 않던 클럽 신게에 다시 도장을 찍으며, 장터에 들러 D50 시세를 알아보는 게 주요 일과가 되고 있다.

D50을 능가한다는 JPG 화질에 넓은 뷰파인더(!), 더 커진 액정, ISO 100 지원, 기계적 조작 편의성 향상, 그러면서 여전히 작은 크기와 무게, 무엇 하나 부족한 게 없는 것만 같다.

기어이 사지 않고 버티게 만드는 건 딱 하나, 남들이 보면 별 핑계 다 댄다고 할 지 모르겠지만, 스트랩 연결 고리가 D200급 이상에 쓰이는 원형에 삼각 고리가 아니라 D50처럼 편평하다는 것, 그것이다. 몇 번만 어깨에 걸고 나다니면 고르고 고른 비싼 스트랩 망가뜨려 놓는 주범이 바로 그 편평하게 고정되어 있는 고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 더 있다면 조금 더 무겁더라도 마그네슘 합금 바디가 아니라는 점인데, 나는 맹세코 현재의 D80 수준에 삼각 고리 채택해주고 마그네슘 합금으로다가 바디 만들어주면 바로 질러 버리겠다. 케헴. 아니 사실 그냥 플라스틱에다가 삼각 고리만 달아주어도 질러버릴지 모른다. 물론 가격대는 지금 수준 아래에서 동결건조하고 민머리는 조금 다듬어준다면 말이다. 핑계는 내 인생, 나를 지탱케 하는 건 팔할이 핑계, 뭐 그런건, 아, 아니고,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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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라, 여름

from photo/D50 2006/09/03 21:20
이제 시원해졌단 생각만 갖고 나섰다가 더워 혼났다. 그래도 싫거나 짜증나기보단 볕이 좋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약간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올해는 마지막으로 느끼는 더위이겠거니 생각하니 이렇게 너그러워진다.

희망교에서 신천을 따라 앞산 심신수련장까지 가려던 것이 덥고 배고파 그만 중동교에서 빠져나와 대동삼계탕에서 약닭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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