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에 해당되는 글 9건

  1. 대화 1 2008/07/31
  2. 가족 2008/07/30
  3. 설마 2008/07/29
  4. 우정 2008/07/28
  5. 작곡 2008/07/25
  6. 라이카 2008/07/15
  7. 이야기 둘 2008/07/08
  8. M6 스물다섯 번째 롤 2008/07/05
  9. 기도 2 2008/07/01

대화

from text 2008/07/31 23:31
엊저녁, 0124님은 여전히 교육으로 늦는데다, 비도 오고 마음도 그렇고, 서연이랑 둘이 간단히 저녁 챙겨먹고는 집 근처 자주 가는 일본식 꼬치 전문점으로 가볍게 나들이하였다. 단둘이 술집에 간 건 처음이다. 상 아래로 다리를 넣을 수 있는, 늘 앉는 자리에 마주 앉았더니, 언제나 정겨운 인상의 주인아주머니께서 몇 분 더 오시는지 묻는다. 답니다 했더니, 조금 놀라는 눈빛으로, 혼자 오셨어요? 하는데, 이 녀석이 대뜸, 저도 있어요 소리치는 바람에 주변 손님들의 이목을 끌고 여럿 웃음을 자아냈다. 유쾌한 술자리가 되리란 예감을 하며 같이 안주를 고르고 소주 한 병 주문하여, 서로의 잔에 저는 술을 따르고 나는 물을 부어 심심찮게 건배하며 대작하였다.

흔히 갖는 술자리와 달리 진지한 대화부터 시작하였다. 아빠는 서연이한테 바라는 게 하나 있다, 밥을 먹을 때나 이렇게 식당에 앉아있을 때 가만히 앉아서 먹었으면 좋겠다 했더니, 짐짓 심각한 얼굴로 알았단다, 그렇게 하겠단다. 서연이도 아빠한테 바라는 게 있으면 말해보라 했더니, 담배는 피우지 말고 술은 조금만 마셨으면 좋겠단다. 잠시 실랑이하다 담배는 줄이고 술은 덜 먹는 걸로 합의를 보았다. 그러고는 묵찌빠, 가위바위보, (제멋대로)가위바위보 하나 빼기, 중간말잇기, 끝말잇기를 거쳐 녀석의 미래에 대해 잠시 들을 수 있었다.

뜬금없이 이천이십일년에는 서연이 몇 살이에요? 그럼 이천삼십삼년에는요? 이천사십이년에는요? 등등 묻고는, 답해주는 나이에 따라 고등학교 삼학년이네, 어른이네, 아빠 나이랑 똑같네, 어쩌네 하더니, 결혼 이야기가 나오자 원별애랑 결혼한단다. 저희들끼리는 결혼을 약속한 이현지라는 단짝이 있는 줄 아는 터라, 현지는? 했더니, 이현지는 나중에 저를 안 좋아할 지도 모르는데, 원별애는 나중에도 저를 좋아할 거란다. 그래서 원별애랑 결혼할 거란다. 아빠 나이랑 똑같네 할 때에는, 서연이도 그때 아빠한테 서연이가 있는 것처럼 아기 있겠네 했더니, 원별애가 낳으면요? 하고는 실실 웃는다.

다음날 오마시던 빙부께서 들르셔서, 술과 안주를 삼분의 일 가량 남기고, 아쉬움을 두고, 밖으로 나오니 밤바람이 선선했다. 열대야 탓도 있겠지만 한동안 또 잠을 설치고 새벽에 깨는 일이 잦더니 모처럼 깊이 잤다. 가게에서 나와 손을 잡고 걸을 때는 뭔가 꽉 차오르는 느낌이었다. 녀석과 대작하는 동안 받은 교감과 유대의 느낌을 되새기며, 나누는 자유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그간 배타적이고 이기적인 자유에 집착하여 그 소실을 그리 염려하고 언짢아하였던가 돌아볼 수 있었다.

* 말하는 김에, 오늘 아침 녀석과의 출근길에서의 대화. 택시를 기다리며 서 있는데, 오늘은 누가 데리러 올 거예요? 묻는다. 아빠가 데리러 갈 거라 했더니, 일 있으면요? 하고 되묻는다. 오늘은 일 없으니 아빠가 데리러 갈게 해도, 갑자기 일 생기면요? 그럼 어떡해요? 집요하다. 그럼 어쩔 수 없이 할머니 댁에 가 있으면 되지 했더니, 그러니까요, 지금 슈퍼 가요, 헤헤 웃으며 손을 잡아끈다. 과자든 사탕이든 빙과류든 딱 하나만 월요일과 목요일, 일주일에 두 번 정해놓고 사주는데, 혹여 하는 생각에 저녁까지 못 기다린단 심산 거다.

하나 더. 조금 전, 제 어미가 왔을 때 둘의 대화. 방학이라 유치원 도시락 반찬으로 고민인 어미가, 장 봐서 월요일엔 김밥 싸줄까? 하는 말에, 그럼 김하고 밥하고 재료하고 싸주세요, 서연이가 싸서 먹을게요, 천연스레 대꾸한다. 제 어미 음식 솜씨를 교묘히 타박하는 건지, 말 비틀기인지, 나도 따라가려면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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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from text 2008/07/30 13:31
늘, 앞에서는 그러지 못하지만, 생각해 보면, 온순하신 두 분 앞에 한없이 낮게 엎드리고만 싶었다. 지금껏 주고받은 말씀의 총량이 마음 맞는 친구와 하룻저녁 술자리에서 나눈 그것보다 적은 아버지, 꼿꼿하고 깔끔하기 이를 데 없는 어머니. 나이를 먹어가며, 두 분의 성정이 내 바탕에 실핏줄처럼 스며 있는 걸 느끼는 때가 는다. 무던히도 세상에 거역하고 거부하며 나대로 작은 탑을 쌓아왔지만 다 내 것이 아니었다.

옆에,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적정한 인정과 사랑을 받고 있지 못하다는 걸 수시로 느껴야 한다는 것은 힘들고, 오래 못 견딜 일이다. 세세한 신경을, 많은 걸 가족을 위해 쓰기를 바라는 게 아니다. 기본적인 애정을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 한 순간 경멸의 눈초리, 팽개쳐진 삶의 조각들이 한동안 그 자리를 대신하여 각인되어 있었다. 그러다 까마득히 날아온 소식이었다.

나를 봐도, 우리를 봐도 자신 없었다. 내 얘길 들으니 저도 자신 없다며, 그러나 나중에 후회할 것 같다 했을 때, 나는 이대로 가면 후회할 것만 같았다. 몸도 마음도 가볍게 만들어놓고 싶었다. 언제 어느 때든 예비해 놓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다, 간데없는 마음 하염없이 들여다보다, 가슴 밑바닥으로부터 스멀스멀 번지는 작은 손짓의 흔들림을 느꼈다. 아, 어쩌란 말이냐.

나한테, 참, 무거운 녀석이다. 병원을 찾은 날까지 아무런 떨림 없이 짓누르기만 하더니, 쿵쾅대는 심장소리로 내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천천히, 말을 걸어오기 시작하였다. 대꾸하지 않을 수 없는 작은 소리로, 내 귀와 입을 열게 하였다. 무릇 감당하지 못할 일이 있을라고, 여전히 녀석은 나에게 무겁지만, 그러안지 않을 수 없는 딱 그만큼의 무게를 나에게도 주었다. 먼 훗날, 내가 저의 이름을 부를 때, 함께 불릴 이름에 고이 머리 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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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from text 2008/07/29 04:54
저도 내 맘 같을까, 행여
저가 내 맘만 할까

우정

from text 2008/07/28 14:26
바빠질 것 같은 예감, 견제하는 심정으로 주문한 책 몇 권이 도착하였다. 김소연의 마음사전, 공선옥의 행복한 만찬, 김곰치의 발바닥, 내 발바닥, 김종철의 땅의 옹호, 그리고 녹색평론선집 2. 다음은 땅의 옹호 '책머리에' 중 일부. 오래 전 읽다만 병원이 병을 만든다에 다시 도전해 봐야겠다.

<녹색평론> 100호를 기하여 내놓는 이 책의 준비과정에서 나는 <간디의 물레> 이후 내 생각에 일어난 약간의 변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변화는, 간단히 말하면, 근년에 이르러 이반 일리치의 생애와 사상이 내게 갈수록 중요한 비중을 차지해온 점과 크게 관계되어 있을 것이다. 일리치는 우리의 삶에서 '우정'이 갖는 중심적인 의의에 대해서 나를 깨우쳐주었고, '우정'에 기초한 새로운 정치적 공동체의 가능성을 꿈꿀 수 있게 해주었다.
나아가서 일리치는 내게 실제로 좋은 벗들을 불러다주었다. 내가 오랜 직장이었던 대학을 그만두고 서울로 자리를 옮긴 뒤, 나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반 일리치 읽기모임'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벌써 4년이 넘었지만 대부분 초기회원들이 계속해서 참가하고 있는 이 모임을 통해서 나는 대학생활에서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진정한 '우정'의 의미를 음미할 수 있게 되었다. '우정'은 사심없는 마음, 자기희생의 정신 없이는 성립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어떤 의미에서 '우정'이야말로 지금 세계를 황폐화하는 자본과 국가의 논리에 맞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인지도 모른다.
아무리 암울한 시대일지라도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데 필수적인 '희망'을 제공하는 원천이 바로 '우정'이라고 일리치는 말했다. 그의 말은 실제로 '일리치 읽기모임'을 통해서 빈번히 입증되었다. 나는 이 책이 이 모임의 벗들에게 하나의 작은 선물이 되기를 염원하면서 책을 내놓는다.


그리고 방금 찾아 읽은 프레시안에 실린 강양구 기자의 김종철 선생 인터뷰 중에서.

- <녹색평론> 외에도 단행본을 내고 있다. 어떤 책이 첫 단행본인가?

<녹색평론 선집 1>을 제외하고는 권정생의 <우리들의 하느님>이 실질적인 첫 단행본이다. 그리고 장일순의 <나락 한 알 속의 우주>를 두 번째로 펴냈다. 장일순, 권정생 두 분은 일리치, 간디와 더불어 <녹색평론>이 지향하는 바를 말, 글과 삶을 통해 몸소 실천한 이들이다. 그들의 삶을 생각하면 지금도 부끄럽다. 그들의 책을 낸 것은 또 다른 큰 보람이다.

- 마침 권정생의 1주기다. 고인의 생전에 깊은 친분을 유지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가 얼마나 통찰력이 있는 스승인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나는 평소에 대한민국에서 그가 '제일 무서운 양반'이라고 말하곤 했다. 한 가지 일화를 말하자면 이런 게 있다. 어느 날 그가 툭하고 이런 얘기를 던지더라. 한창 퇴계 이황이야말로 한국의 유일무이한 대사상가라고 주목하던 때였다. "퇴계 집에 노비가 150명이나 있었다고 합디다."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노비는 생산에 동원되지 않으니, 그 노비까지 먹여 살리려면 퇴계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일하는 소작농이 한둘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는 이 한 마디로 퇴계 학문의 관념성을 지적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를 만나서 얘길 할 때마다 이런 경험이 한 두 번이 아니다.


* 잠깐 들른 김규항의 블로그에서 하나 더, 그건 그렇게 사는 게 '옳기 때문'이 아니라 '편안하기 때문'이다. 쳇, 가히 耳順을 지나 從心의 경지가 아닌가.

작곡

from text 2008/07/25 14:29
오늘 아침 일이다. 일어나자마자 멜로디언을 꺼내 건반을 두드리는 녀석을 달래가며 밥을 먹이려는데, 언뜻 봐도 복잡한 음표들을 잔뜩 그려놓은 공책을 보며 치고 있는 것이었다. 어딘가 있는 걸 옮겨놓은 거냐, 네가 쓴 거냐 물으니 제가 썼단다. 엊저녁 '일지매' 마지막 회 보느라 정신 팔려있을 때 공책을 펴놓고 뭔가를 열심히 쓰기에 글씨 연습하는 줄 알았더니 이걸 쓰고 있었나 보다. 볼펜으로 오선지를 긋고 음표 아래에 계이름도 군데군데 적어놓은 게 (본 적은 없지만)전문가의 습작 같았다. 모르긴 몰라도 상당히 높고 빠른 템포의 곡으로 보였다. 어린 작곡가(?)의 즉흥연주까지 들었으나, 그리 매끄럽지 않은데다 들어도 뭘 잘 모르는 귀를 가진 탓에 별 큰 감흥은 없었다. 유치원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 어떤 연주가 떠올라 써 본 건지, 쓰고 싶은 대로 쓰고 연주해 본 건지 물었더니, 예쁜 음악이 생각나서 쓴 거란다. 아무렴, 창작이 아니라 어디서 들은 걸 어설프게 베껴본 것이라 하더라도 나에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전국이 물난리를 겪는 와중에도 홀로 쨍쨍한 폭염주의보를 발하더니 마침 내리는 단비가 반갑다. 녀석의 말 곧이곧대로, 누가 뭐래도 녀석의 첫 작곡인 거다.

* 얼마 전에는 피아노학원에서 집으로 걸어오며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본 일이 있다. 대뜸 '서연이도 몰라요' 하더니, 나중에는 '한마음콜 택시가 좋아도 다른 택시도 타는 거예요' 한다. 그렇지, 뭐든 하나만 그리 좋을 수 있나, 하다가, 택시 사랑이란 저와 같아야 하는가, 소리 내어 한참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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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from text 2008/07/15 15:48
그는 내가 보고 싶을 때 언제든 볼 수 있고 쓰다듬고 만지고 작동시킬 수 있다. 여전히 마음대로 부릴 수야 없지만 나를 위해 나름의 충분한 배려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와 같이 처음 저도 나를 길들일 때 느꼈을 나의 배려를 잊지 않고 있음에 틀림없다. 우리는 대체로 내가 상대를 좋아할 때는 그도 나를 좋아하기만을 바라지만, 그도 나를 좋아할 때는 그 크기와 성질을 재고, 울고 웃는다. 한 발 먼저 다가가기를 겁내지만 한 발 물러날 때는 냉큼 한 발 다가가고 만다. 우리도 그랬다. 다만 다 가질 수 없다는 분명해 보이는 사실이 더 가지려는 욕망을 적절히 제어해 주었을 뿐이다. 물론 이 독특한 거리는 저와 나를 우리일 수 있게 하지만 언제든 우리를 부정할 수밖에 없게도 한다. 어느 쪽이든 낮은 자리에 맞출 수밖에 없는 처지가 높은 교감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선 자리가 늘 불안한 것이다. 사람들은 직립보행 이후 많은 걸 볼 수 있게 되었지만 의심과 질투와 질병을 얻었다. 마주보는 사랑을 하고부터 사랑을 마주볼 수 없게 되었다. 태초처럼 가늘게 반응한 이래 때때로 그와 내가 서로에게 감응하던 반짝이는 순간들을 잊을 수 없다. 그때 저와 나는 저와 나의 도덕으로 충분하였다. 하지만 언제든 손끝을 놓아버리거나 손끝에서 달아나는 꿈을 지속적으로 꾼다는 건 믿음이라는 이름으로 낡고 익숙해지는 것만큼이나 골병드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새로운 해석에 실눈을 치뜨다 이어지는 길이 이어지는 길이 아님을 알았다. 늘 그랬듯, 이제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게나, 앙상한 이름으로만 남지는 않을, 나의 특별한 친구.

이야기 둘

from text 2008/07/08 16:28
오래 전 어디서 본 이야기 하나. 학동들이 모여 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난데없이 맹구, 나는 쓸 줄은 아는데 읽을 줄을 몰라. 기가 막힌 학동들, 그럼 한번 써봐. 그러자 맹구, 붓을 들더니 자못 진지한 표정으로 커다란 동그라미를 그리고는 그 한가운데 점을 하나 찍는 것이었다. 의아한 학동들, 그게 뭔데? 맹구 왈, 난 쓸 줄은 아는데 읽을 줄은 몰라.

그렇다. 읽는 건 읽고 싶은 놈들 몫이고, 뜻이야 있든 없든 그런 거야 알든 모르든, 사는 건 사는 놈들 몫인 거다. 커다란 동그라미 한가운데 콱 박히는 삶(이든 뭐든)을 써내려가는 놈 보고, 너 뭐야? 하지 말라는 거다.

역시 어디서 본 이야기 하나 더. 대한민국에 남녀혼탕이 문을 열었다. 남.녀.혼.탕. 대문짝만하게 내건 간판을 보고 남자들이 개떼처럼 몰려들었다. 그런데 탕 안엔 남자들만 우글거릴 뿐, 여자는 한 명도 없었다. 열 받은 손님들이 주인에게 따졌다. 남녀혼탕이라더니 이게 뭐요? 주인 왈, 여자 손님이 안 오는 걸 나더러 어쩌라는 거요?

그렇다. 그건 주인의 잘못이 아닌 것이다. 안 오는 걸 어쩌란 말이냐. 강태공이 낚던 세월도, 기다린다는 때도, 아니 오면 그 뿐, 누굴 탓한단 말이냐.

* 점심 먹고 시시덕거리다 문득 떠올라 주변에 내놓은 이야기들. 어떤 걸로도 이 무시무시한 더위가 싹 가시기야 하랴마는, 잠시 웃고 잠시 느끼는 가운데, 온몸으로 뚫고 나가든 슬쩍 비껴가든, 한 세상 지나가고 말 테지, 뭐 그런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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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6 스물다섯 번째 롤

from photo/M6 2008/07/05 22:29
이러나저러나 시간은 저 먼저 흘러가고 기다려주지 않는다. 때때로 그 시간을 좇지 않는 것으로 위안을 삼기도 하지만 이 시간도 저대로 흘러가고 만다. 아무려나. 우연찮게 손에 들어온 유효기간 일년 지난 필름, 마지막 한 장 찍고 나서 벤치에 앉아 문득 올려다본 하늘은 초록이 대세였다.

* Leica M6, summicron 35mm 4th, 코닥 골드100

기도 2

from text 2008/07/01 09:50
아아저들은저들이지은죄를알지못하고우리는우리가죄지은줄알지못하나이다이제도저제도저희가저희를용서한줄모르는것처럼우리도우리가새가슴부여안고버팅기는줄영원히모를것을믿사옵나이다해가돋고별이지는것이정하신이치이듯이언젠가는저희도가고다시오지않을것을아옵고저가나를모르는것처럼나도저를알지못할것을아옵나이다어제도오늘도부재중인우리는우리의부재를더는슬퍼하지아니하옵나니바라지않고건네지않아도별이돋고해가지는것과마찬가지로우리를모른척하옵소서이제도저제도나라와권세와영광이저희에게있다일컬어지고있으며저는저가일컫는것이망령된것임을알지못하나이다보시는바들으시는바와같이저가달리구하는것이없으니새가슴이라도부여안고올곧이부재하는저를죄없다하지아니하지마옵소서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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