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D50'에 해당되는 글 92건

  1. 바둑대회 2009/05/24
  2. 형제 2009/05/07
  3. 서율 2 2009/04/28
  4. 오십일 2009/04/14
  5. 비비디 바비디 부 4 2009/02/28
  6. 서율 4 2009/02/22
  7. 유치원 발표회 2009/02/07
  8. 첫눈 온 날 아침 2008/12/07
  9. 바둑 2008/11/20
  10. 휴가, 경주 2 2008/08/10
  11. 휴가, 경주 1 2008/08/10
  12. 포항 2 2008/05/13
  13. 포항 1 2008/05/13
  14. 남이섬 2008/04/20
  15. 불꽃놀이 2008/04/07
  16. 휴일, 비 오는 우방랜드 2008/03/24

바둑대회

from photo/D50 2009/05/24 21:52
역시 강호엔 고수가 많았다. 영남이공대학 천마체육관에서 열린 제1회 대구시장배 전국 바둑대회 유치부 경기. 조별 리그로 치러진 예선은 겨우 통과하였으나 본선 16강 토너먼트에서 아쉽게 탈락하고 말았다. 팔 개월 배운 실력에 처음 나가본 대회, 대진운까지 크게 기대할 여건은 아니었으나 저도 나도 내심 벼르던 경기였는데 많이 아쉬웠다. 내내 같이 흥분 상태였으나 녀석은 나보다는 한 수 위였다. 시작 전 개회식 때에도 잔뜩 긴장하는 건 나였고, 대국 때에도 녀석은 설렁설렁 두는데 보는 나는 조마조마하기 짝이 없었다. 끝나고 나서도 속이야 어떻든 담담한 녀석과 달리 집에 돌아와서까지 괜스레 분하고 진정이 되지 않는 것은 나였다. 한껏 부풀어 있다 실망하여 힘들어하면 어쩌나 했던 것은 온전히 내 몫이었고 녀석은 잠들기 전 잠깐, 오늘이 금요일이었으면 그래서 내일도 쉬고 대회도 하기 전이었으면 하고 속내를 설핏 비추고는 마는 것이었다. 그 작은 가슴에 헤아릴 길 없는 무언가가 자리 잡(히)고 있는 모양이다. 녀석, 자꾸 나대기만 하는 것 같아 걱정이더니 좀더 그냥 내버려두어도 좋겠다 싶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Tag //

형제

from photo/D50 2009/05/07 20:35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서율 2

from photo/D50 2009/04/28 10:15
외탁을 많이 한 듯, 생김새도 그렇고 제 형에 비해 덩치가 좋고 선이 굵은 녀석. 나를 닮은 구석이 적어 섭섭키도 하더니 이래저래 미안한 마음까지 더해 차츰 정이 간다. 어릴 때 그렇게 점잖고 진중하더니 재바르게만 변해가는 제 형을 보아서 조심스럽긴 하나 어딘지 듬직한 구석까지 있어 더 반갑고 고맙다. 잘 자라다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십일

from photo/D50 2009/04/14 22:40
지난 일요일, 율이 태어난 지 오십일 되던 날, 산부인과 병원과 연계한 스튜디오에서 내준 무료 쿠폰으로 오십일 사진을 찍으러 가서 율이 이모가 눈치 보며 찍은 사진. 뽀샤시하게 그려놓은 스튜디오 사진보다 맘에 든다. 그날 십몇 년 사귄 후배 석주, 현정의 결혼식이 우방타워 1층에서 있어 서연이와 나는 랜드와 타워를 오가며 여름 같은 뙤약볕 아래 가는 봄을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필우, 여전한 모습이 반가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비비디 바비디 부

from photo/D50 2009/02/28 23:58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서율

from photo/D50 2009/02/22 19:05
온종일 단비 내린 하루, 첫째처럼 예정일을 딱 맞추진 않았지만, 같은 일요일, 3,680그램의 몸무게로 큰 진통 없이 세상에 나왔다. 풀 抒에 붓 聿, 녀석을 부를 이름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유치원 발표회

from photo/D50 2009/02/07 07:56
어제 있었던 유치원 발표회. 50미리 단렌즈를 챙기지 않은 후회와 아쉬움이 있었다. 녀석(들)의 한 해를 대견해 하고 보람과 즐거움을 나누기에는 많이 부족하였고, 유치원에 대한 마음처럼 내내 여러 애증이 교차하는 기분이었다. 살아갈 많은 날들이 쉽거나 힘들지만은 않을 테지만, 뭐든 마음껏 할 수 있는 날도 많지 않을 터, 더러 견디기 어려운 날에라도 힘과 위안이 될 수 있게 풀어주고 함께 더 뛰어놀 일이다.

첫눈 온 날 아침

from photo/D50 2008/12/07 06:44
첫눈 온 날, 그저께 아침, 전혀 생각 못하고 있다가 쏟아지는 눈발에 일없이 설레고 반가웠다. 서연이는 나무마다 꽃이 핀다고 좋아하였다. 저녁에는 올 첫 송년회 자리, 무어 그리 보낼 게 많고 아쉬울 게 있다고, 내친 김에 사차까지 내달렸더니 이제 좀 정신이 돌아온다. 누적된 알코올 때문이겠지, 요즘 몸뿐만 아니라 부쩍 정신도 마음도 약해졌다. 다음은 0124님의 전언.

급하게 손톱 끝 봉숭아물을 확인하고
아직도 남은 봉숭아물에 흐뭇해하는

과연 너의 첫사랑 이루어질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Tag // , ,

바둑

from photo/D50 2008/11/20 04:19
원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녀석이라 아침마다 후닥닥거려도 밥도 다 못 먹고 세수도 제대로 못 하고 유치원에 데려다주기 일쑤였는데, 바둑에 재미를 붙이고부터는 (일찍 일어나면 아침에도 한 판 둔다는 말에)연이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아침이 한결 여유로워졌다. 그래서 매일 아침에 한 판, 저녁에 두세 판씩을 두는데 갈수록 나도 재미가 늘었다. 어느새 시간은 내가 더 많이 잡아먹곤 한다. 이기려고 꼼수를 짜내는 내 모습에 나도 모르게 흐뭇한 것이다. 살짝살짝 요령을 일러주었더니 스물다섯 점을 놓고도 내내 지던 녀석이 며칠 사이 내리 열일곱 점으로 내려앉았다. 나야 뭐 갈데없는 십급 바둑이지만, 한 판 더 두잔 말이 절로 나오는 딱 이 수준이 즐겁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Tag //

휴가, 경주 2

from photo/D50 2008/08/10 03:16
신라밀레니엄파크 덕에, 뙤약볕에 까맣게 탔다. 몇 년 만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하늘빛이나 밤공기를 보면 이미 가을인 듯, 여름도 다했다. 거둘 것 없어도, 가는 여름은 늘 그리 아쉽질 않다. 뭔가 서둘러야 하는 건가, 잠깐 마음이 주춤거렸을 뿐.

Tag //

휴가, 경주 1

from photo/D50 2008/08/10 03:02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짧은 휴가. 목요일엔 CGV에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과 '님은 먼 곳에'를 보고, 금, 토 이틀은 경주엘 다녀왔다. '놈놈놈'은 칸 버전을 보았는데 기대 이상이었고, '님은 먼 곳에'는 조금 기대 이하였다. 바람 한 번 쐬지 않고 지나면 아쉬울 거라고, 물놀이와 신라밀레니엄파크 구경, 하루씩 일정 잡아 또 만만한(?) 경주를 택했다. 수영장은 어릴 때 딱 두 번 가본 것 말고는 첫 출입이었다. 준비된 두 분과 달리 수영복도 수모도 없이 갔다가 대여가 되지 않아 적지 않은 돈을 주고 별로 맘에 들지도 않는 것까지 사서 '뭔가 해내는' 기분으로 들어갔는데, 나쁘진 않았다. 어쩌면 수영복 아까워서라도 종종 갈지 모르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러나 그보다, 키 108센티미터 이상은 절대 혼탕을 허용할 수 없다는 완강함에 밀려 처음으로 서연이와 목욕탕엘 같이 들어갔는데, 아주 좋았다. 아들 가진 세상 아비들이 흔히 같이 목욕하는 즐거움을 거론하는 이유를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신라밀레니엄파크는, 물론 상업적 이해에 따라 지어진 것이지만, 옛 문화 재현의 우리식 얕음과 상스러움의 표본을 보는 듯해 마뜩잖았다. 그래도 마상무예와 더운 날씨에도 열성적인 연기자, 친절한 직원들이 인상적이었다.

동대구역, 경주역, 간간이 내리던 비, 택시, 경주교육문화회관, 라면, 김밥, 못난이 수영복, 수모, 야외수영장, 사우나, 거구장, 순두부찌개, 해물된장찌개, 삼겹살 삼인분, 누룽지, 생맥주광장, 노가리구이, 훈제치킨, 엄청난 소낙비, 파라솔, 조식 뷔페, 신라밀레니엄파크, 화랑의 도, 천궤의 비밀, 호낭자의 사랑, 석탈해, SFX 스테이지 쇼, 밀레니엄 매직 쇼, 셔틀버스, 경주역, 대구역, 미원까지.

Tag //

포항 2

from photo/D50 2008/05/13 22:23
한 번 타자에게 존재하였던 자는, 그 타자가 완전히 제거되었다 하더라도, 자기의 여생 동안 자기의 존재에 의해 감염되어 있다. 그는 자기 존재의 하나의 끊임없는 가능성으로서 자기의 대타존재의 차원을 계속해서 파악할 것이다. 그는 타자에 의해 소유된 자기의 모습을 탈취하여 회수할 수 없다. 타자에 의해 소유된 자기의 모습에 대해 영향을 미치고, 그렇게 해서 그것을 자기에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바꾸고자 하는 희망까지도 그는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살해된 타자가 나에 대해 그 자신이 소유했던 모습의 열쇠를 무덤까지 가지고 가버렸기 때문이다. 내가 타자에게 존재했던 모습은 타자의 죽음에 의해 영원히 응고되어 있는 것이다.

장 폴 사르트르. 변광배의 '시선과 타자'에서 재인용.

Tag //

포항 1

from photo/D50 2008/05/13 22:13
긴 연휴, 토요일과 일요일 0124님은 직장 체육대회로 충북 괴산에 갔다 오고, 어제, 오늘은 함께 포항엘 갔다 왔다. 바다는,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바람이 많이 불고 기온이 낮아 겨울바다를 연상케 했다. 동대구역, 포항역, 죽도시장, 과메기회식당, 삼식이, 북부해수욕장, 엔비치, 굴개굴개 청개구리, 오뎅사께, 불꽃놀이, 포스코 불빛, 멍게, 해양회대게센타, 튀어 오르던 방어, 회국수, 다시 포항역. 동대구역에 도착하여 신라명과 샌드위치와 롯데리아 새우버거를 먹고 나오는데, 삽시간에 하늘이 검게 변하더니 천둥 번개에 마음 같은 비가 내렸다.

한 순간 그럴 수 없이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리 낯설기만 한 감정도 아니건만, 많은 것이 비어버린 듯, 아리고 아프다. 편하려 했던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이 되어버릴 줄 몰랐다. 여행 내내 따라다닌 것은 과거인가, 미래인가. 이 독한 환영은 언제쯤 나를 놓아줄 것인가.

세상이 강요하는, 그래서 대부분이 받아들이는, 두 갈래 길이 마뜩잖다. 어찌 길이 두 갈래 뿐이리오.

Tag //

남이섬

from photo/D50 2008/04/20 23:50
어제, 0124님과 서연이는 춘천 남이섬에, 나는 단체로 산행을 갔다 왔다. 그 맑은 날에 몇 장 빼곤 죄다 ISO 1600에 맞춰진 상태로 찍어 노이즈가 자글자글했다. 고르고 고른 사진들. 산행은 월드컵 경기장 뒤편에서(해발 598미터의 대덕산이었다) 범물동 진밭골 입구로 넘어오는 코스였는데, 여름처럼 더웠으나, 군데군데 진달래가 피어 있어 반가웠다. 골안골식당에서 삼겹살에 소주, 맥주 잔뜩 말아먹고, 송학구이, 노래방까지 냅다 내달렸더니, 이제야 정신이 조금 든다.

남들은 한 번 들어오기도 어려운 공장(?), 두 번이나 들어온 대단한 사람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듣곤 했는데, 결국 세 번 들어오는 진기록을 세우게 되었다. 안온한 나락으로 떨어진 것이다. 조금은 독한 마음을 갖게 되었고, 이제 뭔갈 저지를 수 없는 자신을 보게 되었다. 연애도 제대로 못하는 부류에 편입한 기분, 약간은 씁쓸하다.

Tag // ,

불꽃놀이

from photo/D50 2008/04/07 00:43
벌써 봄은 다 가버린 듯, 반팔 소매로도 낮엔 더웠다. 두류공원부터 일대 벚꽃이 한창 막바지로 치닫고 있었다. 사람에 치이고 그저 지칠 게 뻔했지만 '닌텐도DS'와 '불꽃놀이'에 현혹되어 또 우방랜드를 찾았다. 어디서 알았는지 요즘 닌텐도DS 노래를 부르는 녀석에게 (저도 대충 가격을 알기에)산타 할아버지를 둘러대어 연말까지 잘 미루어두었는데, 마침 이곳 영타운에서 세시부터 하는 빙고게임 타이틀이 닌텐도DS라 행여 하는 마음도 들고, 가까이에서 (개장 13주년 기념)불꽃놀이를 볼 욕심도 났던 것이다.

직장 동료 결혼식에 들른 0124님과 서연이를 입구에서 만나 곧장 영타운에 자리 잡고는 시끄러운 음악과 따가운 봄볕 속에 버텼으나, 짐작대로 셋 다 빙고 근처에도 못 가고 말았다. 그래도 긴 줄과 부실한 먹을거리에 지친 끝에 여덟시에 맞은 불꽃놀이는 감동적이었다. 불꽃이 터지는 바로 아래에서 맞는 불꽃들이 이렇게 장관일 줄 몰랐다. 마치 깊은 산 속, 그믐날 쏟아지는 별들이 그대로 눈 속으로 부서져 내리는 듯, 서연이와 나는 앉은 채로 그 속으로 빨려들고 있었다. 비교적 작은 규모일 테지만, 그만큼 가까이에서 동화되는 기분이었다. 불꽃 터지는 소리에 맞춰 저도 모르게 연신 감탄사를 내뱉고도 쿵쾅대고 울렁이는 가슴을 어찌할 줄 몰라, 마치고도 바로 자리를 뜨지 못하였다.

방금 담배 생각에 잠깐 나가 제법 많이 내리는 비를 보니 기온으로는 몰라도 꽃으로는 다 간 봄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산에 올라 무리진 선홍빛 진달래를 만나면 늦봄을 즐길 수 있으려나. 봄나들이 한번 제대로 못하고 지나가나 했더니, 불꽃놀이 한번으로 올봄이 이리 빛나는가 한다.

모처럼의 휴일이었다. 금요일 밤부터 잔뜩 취해 토요일은 간데없고, 겨우 몸을 추슬러 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우방랜드로 나들이 갔다 왔다. 0124님이 어느 사이트에서 신청한 세 식구 연간 회원권을 111,000원에 교환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 나선 것이다. 놀이기구를 많이 타지 못해 서연이는 아쉬워하였지만, 조용해서 좋았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내리는 길, 개나리와 산수유 노란 물결 틈에 혼자 핀 진달래가 예뻤다.

* 휴일 이틀, 0124님이 중앙도서관에서 빌려놓은 알랭 드 보통의 '우리는 사랑일까(The Romantic Movement)'를 읽었다. 수많은 앨리스와 에릭들, 뒤바뀐(또는 알 수 없는) 운명들에 경의를.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