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에 해당되는 글 392건

  1. 꽃무릇을 두고 2015/11/09
  2. 똑똑 2015/10/13
  3. 폭음을 삼가고 2015/10/02
  4. 건강하고 꿋꿋하게 2015/09/25
  5. 가을의 바람 2015/09/14
  6. 지난 세기 2015/08/26
  7. 칠석 2015/08/20
  8. 입추 2015/08/08
  9. 절명을 기다리듯 2015/07/09
  10. 일상 2015/06/17
  11. 춘몽 2015/05/20
  12. 어린이날 2015/05/05
  13. 꽃구경 2015/04/24
  14. 타이젬 9단 2015/03/29
  15. 봄날 하루 2015/03/22
  16. 어느 봄날 2015/03/17

꽃무릇을 두고

from text 2015/11/09 16:52
안경을 벗고 홀로 자리에 누우면 타임머신이 따로 없다. 왼쪽으로 잠시 뒤척이면 금세 일이십 년을 거스르고, 오른쪽으로 돌아누우면 먼 앞날이 문득 다가선다. 이도 저도 싫어 똑바로 천장을 향하면 그때의 내가 빤히 떠 있다.

가을이 저문다. 가을이 저물어 네가 울고, 네가 울어 날이 저문다. 산이 무너진다. 가위도 정이 드는가. 나는 두려움이 두렵다. 길은 몇 갈래, 너를 두고 이 길을 간다. 푸르게 꽃무릇을 밟고 간다. 마음이 지척이라 가는 길이 멀다.

똑똑

from text 2015/10/13 05:09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렸다.

어떻게 자랄까?

텃밭 같은
내 마음.

폭음을 삼가고

from text 2015/10/02 09:52
술 한 방울 입에 대지 않은 지 십삼 일째였다. 종일 참하게 비가 내린 날이었다. 먹자는 사람은 많고, 날씨 핑계로 제대로 흔들렸다.

술이 몇 가지요 청주와 탁주로다
다 먹고 취할선정 청탁이 관계하랴
달 밝고 풍청(風淸)한 밤이어니 아니 깬들 어떠리

신흠의 글이다. 다음은 정철.

한 잔 먹세그려, 또 한 잔 먹세그려
꽃 꺾어 산(算) 놓고 무진무진 먹세그려
이 몸 죽은 후면
지게 위에 거적 덮어 졸라매어 지고 가나
유소보장(流蘇寶帳)에 만인이 울며 가나
억새, 속새, 떡갈나무, 백양 속에 가기만 하면
누른 해, 흰 달, 가는 비, 굵은 눈, 쌀쌀한 바람 불 때
누가 한잔 먹자 할꼬
하물며 무덤 위에 잔나비 휘파람 불 때 뉘우친들 무엇하리

0124님에게 두 글을 보냈더니, 잠시 후 도착한 답. 흉내 내어 써보았단다.

마신들 무엇하리
헛헛한들 어떠하리
다 녹도록 마셔봐야
숙취 말고 무어더냐

다 일리가 있고 그럴듯하다. 하매 좋은 계절이다. 폭음을 삼가고 반주처럼 즐길 일이다.

건강하고 꿋꿋하게

from text 2015/09/25 09:40
서연이 학교에서 도시락 데이를 맞아 사랑의 편지나 메모를 함께 전해달라는 선생님의 요청이 있다하여 간밤에 급히 쓴 편지.

서연아. 너를 처음 만난 날과 처음 글자를 읽던 날을 기억한다. 홈스파월드 찜질방 한쪽, 처음 우리가 논쟁을 하던 날을 기억한다. 그 어린 나이에 의견이 맞서자 제 논리를 갖고 다투는 게 대견하기만 했다. 학교에 들어가 일학년이 되었을 때, 계명대학교 바우어관에서 처음으로 바둑대회를 우승하고 달려와 우승, 우승을 외치던 모습과 기차를 타고 문경까지 가서 일박한 날, 연이은 우승을 마감하고 품에 안겨 울던 너를 기억한다.

어디 너를 기억하는 것이 그뿐이겠는가. 섬세한 감정선에 반짝이는 촉을 가진 아이. 네가 기억 못할 어린 날, 너는 유독 점잖은 아이였다. 아빠의 어린 날을 한 번씩 돌아보다 보면 불현듯 나를 닮은 너를 만난다. 반갑고 기쁜 한편 아빠가 갖지 못한 깊고 너른 모습에 깜짝 놀라기도 한단다.

앞으로 더 많은 독서와 교유, 그리고 상상도 못한 다양한 경험을 할 것이다. 언제나 그것이 무엇이든 곱새기고 되돌아보며 꿈을 잃지 않길 빈다. 칼끝 앞에서도 굴하지 않을 것처럼 강한 자 앞에 당당하고, 너에게 손을 내밀듯 약한 자와 연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남의 장점을 볼 줄 알고 언제나 겸허하며 나의 단점을 살피고 삼갈 줄 알아야겠다. 두루 친구를 만나되 스스로를 돌아볼 여유를 가져야겠다.

별처럼 무수히 빛나는 날들과 그 사이 같은 어둠, 때로 달처럼 이지러지고 차오를 날들이 있을 거다. 네가 만날 미래가 부럽고 궁금하구나. 아빠는 언제나 네 편이고, 너를 믿는다. 건강하고 꿋꿋하게. 사랑한다, 서연아.

가을의 바람

from text 2015/09/14 20:18
늙었다기엔 젊고 젊다기엔 늙었구나. 늙은 체 하기엔 아쉽고 젊은 체 하기엔 마음이 이미 따르지 않는다. 어느새 가을이라 가을의 바람이 불고 민달팽이도 제 집을 찾는다. 먹을 것을 잃고 검은 새는 길을 떠난다. 전신주가 기우뚱 수직을 눕혀 떠나는 길을 배웅한다. 해는 다시 뜨지 않을 것처럼 그 끝에 걸렸다. 봄날 아지랑이처럼 풍경이 흔들리고 세상도 한 살 더 먹는다. 저도 갈 길 없이 늙었으리라. 그날부터다. 낮에도 네 그림자가 길다.

지난 세기

from text 2015/08/26 23:07
다시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고 검은 새가 도시를 선회한다. 길 끝으로 길을 불러 지난날을 노래한다. 지난 세기를 보낸 사람은 다음 세기를 맞지 못한다. 폭력은 어떠한 이유에서도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선생님. 취한 사내가 세계를 잠시 흔든다. 불길한 계집과 주인 잃은 거미집이 그림자처럼 떤다. 달이 뜨고 사랑이 진다. 젖은 사내는 오늘 거미집에 계집 같은 잠을 청할 게다. 나도 길 끝에서 술을 얻고 옛 노래를 들어야지. 돌아오는 길에는 낯선 길이 길게 이어질 테다. 나에게도 불안한 계집처럼 불길한 사랑이 깃들 테다. 아무렴, 검은 새가 곤두박질치고 바람이 바람을 불러 함께 운다.

칠석

from text 2015/08/20 23:19
흐리고 비가 온다. 나는 담배 연기를 내뿜어 흐림을 더한다. 술을 불러 너를 만난다. 잊지 않을 것이다. 술을 부르던 너나 네 이웃이 아니라 나, 그리고 나의 이웃을. 비가 내리고, 너를 피하고, 내가 눕던 날. 그렇게 먼산에 나도 눈이 멀었다.

입추

from text 2015/08/08 15:12
여름이 가고 있다. 어느 마음처럼, 짧은 매미의 일생처럼 덧없이 가고 있다. 며칠 아이의 생애와 나의 어린 날을 생각했다. 만남과 인연에 대해, 남은 날들에 대해 오래 돌아보았다. 어제는 바짝 마른 하늘에 천둥이 꼭 그렇게 울었다. 제 덩치의 몇 백배 되는 꽃매미 사체를 끌고 가던 개미와 음악당의 뜨거운 백색 시멘트 벽에 껍질로만 남은 달팽이를 떠올렸다. 거기 노랗게 피었던 개나리 무리가 하얗게 질려 있었다. 여름이 가고 있었고, 앞날을 예감한 듯 저마다 하던 일을 멈추기도 하였다. 봄이나 겨울 따위 더는 모를 일이었다.

절명을 기다리듯

from text 2015/07/09 16:21
몸에서 살 썩는 냄새가 난다. 알코올을 그리 들이부었건만. 그래, 이대로가 좋은 거다. 아쉬움도 그대로 두고, 그리움도 접어 두고.

다음은 최하림의 나는 뭐라 말해야 할까요? 전문.

우리는 많은 길을 걸었습니다 아침이면 등산화 끈을 질끈 조여매고, 여름 햇살을 등지고 월령산을 넘어 꽃무덤에 이른 때도 있었고, 덕유산 아래 갈마동에서 눈이 내리는 저녁을 보는 때도 있었습니다 12월이 지나고 1월이 오면 중북부 지방에는 복수초들이 눈 속에 솟아오른다지만, 우리는 겨울 내내 방 안에 박혀 티브이만 보았습니다 다시 봄이 다가와 돌담 아래 민들레꽃이 피어날 때에야 간신히 골목을 빠져나와 실크 머플러와도 같은 햇빛을 목에 두르고 길을 나섰습니다 우리는 강둑으로 갔습니다 우리는 물이거나 바람이거나 햇빛처럼 반짝였습니다 우리 몸에서는 수많은 모세 혈관들이 입을 열고 햇빛을 내뿜고 있었습니다 버들강생이들도 입을 열었습니다 순간 폭포수와도 같은 소용돌이가 일었습니다 어떤 것도 정지하거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웬일일까요? 나는 이 변화를 뭐라 말해야 할까요? 내가 발을 멈추고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 나는 뒤돌아볼 틈이 없습니다 내가 뒤돌아보며 감정의 굽이를 돌아갈 때, 그대 모습은 사라지고, 나도 사라져버리고 맙니다
Tag // ,

일상

from text 2015/06/17 16:53
요 며칠 출근 준비를 하거나 일을 하다가도 문득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하루하루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그러다 보면 즐겁게, 누구랄 것 없이 사이좋게 살아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전날이나 전전날 술이 덜 깬 영향도 있을 것이고, 최근 일상 같지 않은 날이 많아 더 그럴 것이다. 일터에 몇 년 만의 큰일이 있었고, 장조모께서 돌아가셨으며, 나라에는 이름이 무색한 전염병이 돌아 주변이 흉흉하다. 사람 사는 일이 한결같을 수야 없겠지만, 일상으로 살다가 일상처럼 갈 수 있길 바랄 뿐이다.

서연이는 제44회 전국소년체육대회 바둑 종목 참가로 5월 29일부터 6월 1일까지 제주도에 다녀왔다. 16강부터 시작하는 단체전 경기, 대구 남자 초등 대표팀은 대진 운이 비교적 좋았으나 8강에 머물고 말았다. 그래도 저는 상대팀 1장하고만 맞붙어 2승을 하였으니 아쉬운 대로 만족할 만 하였다. 남은 시간에는 같은 학교 선수가 참가한 탁구팀을 응원하고, 성산포와 정방폭포를 둘러보고 온 모양이다. 용돈 갖고 간 걸 오로지 제 동생과 식구들 선물 사는 데 쓰고 비행기 연착으로 한밤중에 돌아온 녀석을 보고는 모처럼 아비의 시린 마음을 느끼기도 하였다.

춘몽

from text 2015/05/20 23:44
그만하면 봄날이라 부르기에 충분했다. 낮 기온이 삼십 도를 오르내린 전날이나 다음날의 꼭 절반이었다. 일기예보를 비웃듯 종일 비가 내렸고, 기상청은 날씨를 중계하기에도 벅차 보였다. 못다 간 봄이 남긴 차마 마지막 봄밤인 듯 나는 애가 달았다. 오래된 어느 모퉁이, 기품과 위엄을 잃지 않고 이미 홀로 선 나무를 보았다. 잠시 흔들리던 물빛 줄기와 단단한 뿌리를 보았다. 아무렇게나 기대 그저 같이 흔들리고만 싶었다. 오래 흔들고도 싶었다. 가지 하나쯤 아무도 몰래 꺾고만 싶었다. 다음 세상일랑 없답니다. 살아서 다시 만나요. 계절은 감당할 것만 감당하였고, 가만히 가야금 섞인 노래를 들려주었다. 아무도 없는 밤이 저물고 있었다.
Tag // ,

어린이날

from text 2015/05/05 23:03
어린이날, 서율이는 0124님이랑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이이팔기념중앙공원, 진골목 등지에서 놀고, 서연이는 나와 함께 새벽부터 서둘러 서울 방이동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제4회 일요신문배 전국 어린이 바둑대회에 참가하였다. 조별 예선 리그와 본선 토너먼트로 펼쳐진 최강부 경기. 3승으로 비교적 가볍게 예선을 통과하고, 본선 첫 경기인 16강전에서 지난 열린바다배 첫 상대이자 그 대회 우승자와 맞붙어 반집 승을 거두었다. 굵직한 전국대회에서 이제야 성적을 좀 내보나 하는 기대를 가졌으나, 이어진 8강전에서 아쉽게 탈락하고 말았다(공교롭게도 8강전 상대 역시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였다. 돌아오는 길, 네가 우승 제조기로구나, 농을 하였다). 멀리서 표정이나 몸짓으로 형세를 짐작하며 한 수 한 수에 긴장하다 보면 늘 이게 참 할 짓이 못 된다 싶은데 오늘은 유독 그 정도가 심했다. 지켜보는 사람이 이럴진대 막상 승부를 가리는 저야 오죽할까만, 글쎄 어리고 여리기가 아비 같기야 할까 싶기도 하였다.
Tag //

꽃구경

from text 2015/04/24 18:06
해마다 봄이면 생각날 거야.
어쩌면 오래 미뤄도 좋겠다.

꽃구경에 대한 심사를 이렇게 두 줄 써놓고 두 주 가량이 지났다. 4월 16일 전후로 무얼 더 쓰기가 어렵고 조심스러웠다. 드러낼 말은 아니지만, 새삼 누가 옆에 있는 것만으로 얼마나 다행이고 고마운지 모르겠다. 나방이 나비를 본 것 같은 날이 지난다. 거인의 꿈에 나는 그저 꿈틀거리는 한 마리 송충이일 뿐이다.

일찍 찾아온 봄이 유난히 궂은 날씨를 보이더니 서둘러 물러가나 보다. 너를 만나 무얼 했는지는 몰라도 다시 꽃처럼 찾아올 걸 안다. 마주앉아 나눈 꿈같은 얘기 그날로 다 잊어도 마주할 날을 기억하듯이. 그래, 세상 구경이 너를 보는 것만 하랴. 다채로운 봄날, 나를 보고 너를 본다. 버즘나무도 새잎은 저리 예쁜데, 살아있는 게 이리 수상하다.

서연이가 5월 30일부터 제주도에서 열리는 제44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 바둑 초등부 남자 단체전 대구 대표로 선발되었다(바둑은 올해 처음 정식 종목이 되었고, 단체전으로만 치른다). 4월 5일 시민체육관에서 열린 선발전에서 우승을 차지하여 다니는 학교에 현수막도 걸렸다. 막상 저는 그리 소원하던 비행기를 타게 되었는데도 기쁜 내색이 별로 없던데, 아비는 자식 이름자가 박힌 거라고 지날 때면 매번 처음 보는 듯 쳐다보곤 한다. 날로 녀석을 읽을 일이 아득해져만 간다.
Tag // ,

타이젬 9단

from text 2015/03/29 20:50
서연이가 지난 3월 26일 처음 타이젬 9단에 올랐다. 오르자마자 내리 3패를 하였지만 이튿날엔 첫 승을 거두기도 하였다. 6단에서 7단 갈 때 한 번 미끄러지고 7단에서 8단 갈 때 두 번 미끄러졌으니 딱 서너 번 정도만 미끄러지고 안착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새 벚꽃도 피었더니만, 봄은 봄인 모양이다. 술 먹고 돌아다니다 어디서 체체파리한테라도 물린 듯 휴일 한낮 내내 졸다 깨다 자다 깨다 하였다. 0124님 없는 동안 세 부자의 하루하루가 길었던가. 자주 술 퍼먹는 와중에도 새벽이면 어김없이 깨더니 쌓인 피로가 컸던 지도 모르겠다.
Tag //

봄날 하루

from text 2015/03/22 22:39
김윤아의 이상한 이야기와 비밀의 정원을 반복해 들었다. 어린 시절 본 티브이 인형극 주제가의 애달픈 곡조를 닮았다. 그 곡조가 김윤아의 신 내린 목소리를 만나 늦은 바람처럼 사람을 흔든다. 늦은 바람이 흔든다고 흔들릴까만, 좁은 견문에 새가슴이 무너질 땐 이렇게 속절없다.

가고 오지 않는다고 말하지 마라. 애당초 오고도 가지 않을 거라 믿지 않았다. 황사만 봄의 다른 이름이 아니었다. 매화, 산수유에 이어 동백도 피고 목련도 피어 봄은 알록달록 사연이 많았다. 누구는 돌아서고 누구는 돌아서서 울었다. 봄밤이 싫어 내처 울기도 했다. 봄날 하루는 여름 여섯이요, 차마 겨울 열인 줄 진작 알겠다.
Tag // ,

어느 봄날

from text 2015/03/17 23:21
어느 봄날의 그 언덕, 난간에 기대 오래 누운 운동장을 본다. 꿈꾸듯 새잎 돋는 나무들 사이로 개나리꽃빛 플레어스커트가 나를 향해 나풀거린다. 동그란 눈동자, 동그란 안경이 어제처럼 선연하다. 들꽃도 피었던가. 아직 일러 라일락은 피지 않았지만, 우리는 삼월도 사월이었고 사월도 오월이었다. 반지하 조그만 동방 창은 얼룩덜룩 페인트 자국으로 남았고, 시너 향은 가시지 않았다. 중도에 이르는 길목마다 자판기에서 나온 종이컵이 넘쳤고, 언덕에서는 막걸리 밴 야전상의들이 빨래처럼 나부끼며 노래를 불렀다. 나는 나비처럼 쪼그려 앉아 물 묻은 날개를 접었다. 꿀을 탐하듯 소주를 마시며 언뜻 먼 나중을 보았을까. 새하얀 봄날, 샛노란 플레어스커트와 이 언덕을 돌아볼 줄 알았을까.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