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에 해당되는 글 406건

  1. 아름다운 나라 2007/04/05
  2. 무엇을 할 것인가 2007/04/04
  3. 이름 4 2007/03/28
  4. 그대가 준 잔을 내가 어찌 받지 않을 수 있겠소 2007/03/21
  5. 기도 2007/03/12
  6. 딜레마 2007/02/21
  7. 좋은 생각 9 2007/02/08
  8. 지금 나의 동지는 누구인가 9 2007/01/26
  9. 공지 2 2007/01/05
  10. 약속 8 2006/12/19
  11. 디지털과 아날로그 2006/12/18
  12. 산티아고에 내리는 비 4 2006/12/14
  13. 병통 10 2006/12/13
  14. 혼자 3 2006/12/11
  15. 보리새우 2006/12/05
  16. 방출 소감 2 2006/11/29

아름다운 나라

from text 2007/04/05 13:47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오, 경제력도 아니다. 자연과학의 힘은 아무리 많아도 좋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현재의 자연과학만 가지고도 편안히 살아가기에 넉넉하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仁義)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이 마음만 발달이 되면 현재의 물질력으로 20억이 다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다 아는 김구 말씀인데, 오늘따라 이렇게 와 닿을 수가 없다. 우리가 작은 약속을 지키고 신의를 생명처럼 여기며 돈과 권력 앞에 비굴하지 않을 수 있다면 죽음을 마주하여도 조금은 더 당당하지 않을까. 어느 순간 삶이 날카로운 사금파리처럼 다가선다 하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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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할 것인가

from text 2007/04/04 17:00
한미FTA 타결 이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오르고 그전에 비해 FTA에 대한 찬성 여론이 반대 여론을 많이 앞서고 있다. 대통령이 논개처럼 한나라당이라는 적장을 껴안고 FTA라는 바다에 뛰어들어 여권 대통령을 당선시키려는 시나리오를 펼치고 있다는 우스개도 있지만, 흔쾌히 웃기에는 뒷맛이 많이 씁쓸하다. 한편에서 국민투표가 화두가 되고 있지만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찬성이 많지 않을 것이라 예견하기 어렵다. 민주주의에 부합할지라도 그럴 경우 더이상 빠져나갈 구멍은 없어 보인다. 이번 타결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다수 언론과 결단하는 리더쉽에 쉽게 열광하는 국민(!)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 전술이 먹혀들지 걱정이다. 어쨌거나 이를 기회로 시민사회가 학습을 통해 더욱 성숙하리라 생각하지만, 그것이 전략적 선택일 수도 있겠지만, 막막하고 먹먹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 애초 정치사회적인 구체적 사안에 대한 언급을 가능한 한 피하려고 했지만, 한가하게 가족 소사나 읊기에는 돌아가는 세태가 짐짓 두려울 따름이다(어쨌든 대통령에게서 묘한 어떤 동질감을 느껴오던 터였다. 나와 다른 부류임이 분명해졌지만 역시 설익고 덜떨어진 사람이 어디 나서는 건 여러 사람을 힘들게 하는 일이다. 하물며 확신범임에랴).

체계적인 교육과 충분한 교양,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바른 역사적 안목, 문화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구성원과 함께 미래로 나아가는 지도자를 갖기에는 대한민국의 역사가 너무 짧고 우리가 우리에게 저지른 죄가 너무 큰지도 모른다. 역시 구성원은 그 구성원의 수준을 뛰어넘는 지도자를 가질 수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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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from text 2007/03/28 16:30
좀 지난 이야기이긴 한데, 대법원 등기호적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지은 이름은 남자 아이의 경우 민준, 여자 아이의 경우 서연이라고 한다. 이 두 이름은 2004년과 2005년에도 1위를 기록하였으며, 지난해 2, 3위는 남아의 경우 민재, 지훈 순이었고, 여아는 민서, 수빈 순이었다고 한다.

서연이의 이름을 지을 때 내가 고려한 것은 우선 좀 여성적이거나 중성적인 이름일 것, 그리고 가급적 흔한 이름이 아닐 것 정도였는데, 이게 이런 결과를 만나고 보니 좀 당혹스러운 게 사실이다. 그 전에 0124님은 어디서 저와 나, 서연이의 이름을 넣어보고는 서연이 이름을 바꾸면 어떻겠냐며 고민한 적이 있는데, 그때와 달리 조금 흔들린다. 상서로울 瑞에 벼루 硯, 2003년에 지으면서 포털 사이트에 여러 번 검색해보고도 많은 이름을 만나지 않았었는데, 흔하면 어떠냐 싶으면서도 왠지 껄끄럽다. 자꾸 그리 생각해서 그런지 딱 서연이구나 싶었던 서연이가 이제는 서연이랑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마저 든다. 작명소에서 짓던지 집안 어른이나 이름난 어른이 지어주시던지 했다면 이러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다시 우리가 머릴 맞대어 짓는단들 뾰족수가 있겠냐도 싶고, 막상 진짜 바꿀까 생각하니 뒷목을 잡아채는 무언가도 있다.

* FE와 니꼬르 수동 단렌즈들을 좋은 분들께 넘겨드렸다. 홀가분하다. 스무살 언저리에 잠시 만져보았던 수동SLR의 그 느낌을 깨워준 FE에 대한 고마운 마음과 아쉬운 마음이 교차한다. 시집가서 대우받고 잘 살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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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집중해서 영화를 보았다. 맨 앞 부분부터 보지 못하고 케이블채널 MBC무비스를 통해 티브이 화면으로 봤지만 장면장면이 그림이라 꼼짝하지 못하고 빠져들었다. 장쯔이에게서는 더욱 눈을 뗄 수 없었다. 펑 샤오강 감독의 야연(夜宴).

기억에 남는 전언. 가장 독한 독은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 가면을 쓰고 공연하는 이유에 대해 가면을 쓰지 않으면 얼굴로밖에 희로애락을 나타내지 않는다는 대답, 그리고 마지막 즈음 독배를 들고 죽어가는 황제의 대사 '그대가 준 잔을 내가 어찌 받지 않을 수 있겠소'.

기도

from text 2007/03/12 01:08
요즘 들어 서연이 재롱이 부쩍 늘었다. 애교라고 해야 하나,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절로 웃음이 터진다. 신을 믿어본 적은 없지만 녀석을 우리 곁에 보내준 모든 것들에 감사하고 싶다. 보고 있으면 녀석에겐지 누구에겐지 모를 고맙단 말이 절로 맴돈다. 잘 살아봐야겠단 밑도 끝도 없는 각오를 다져보기도 한다. 문득 부끄럽고 낯간지러운 일들이 지나가다 뒤돌아본다. 어디서 배웠는지 어제 이 녀석이 제 어미를 기다리다 내 손을 꼭 잡고 같이 기도하자던 게 생각난다. 이제 녀석이 잠이 들고 내 눈에 바로 보이지 않아도 나는 어린 마음에 난데없이 기도를 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제껏 나를 포함해 누굴 위해 제대로 기도란 걸 해 본 적이 없으니 이렇게 떠듬떠듬 익혀가는 것이다.

* 몇 년 전 먼저 사신 분들(노태맹 형과 장정일 시인 내외, 알 만한 사람은 아는 서동훈 교수)과의 술자리 대화 중 한 분의 말씀에 좌중이 모두 박수를 치며 맞장구치던 기억이 난다. 당시 나는 크게 공감하지 못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참 옳은 말씀이었던 듯 하다. 자식들은 모두 어렸을 때 일생 몫의 효도를 다 한다는 것이며 해서 나중에 속썩인다고 이놈저놈 할 것 없다는 얘기였다. 간직하고 살아볼 만한 얘기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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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

from text 2007/02/21 00:00
토머스 모어가 비극적인 순교자의 삶을 살았다면, 에라스무스는 한 세대 전 지식인들이 겪었던, 그리고 다음 세대들도 겪게 될 비극적인 삶을 살았다. 에라스무스의 득세는, 휴머니즘 같은 관용 운동이 불관용적인 단일 진영과 마주칠 경우 사람들을 성공적으로 격려 고무할 수 있음을 증명해주었다. 동시에 에라스무스의 몰락은, 하나의 이상(理想)으로서의 '관용'은 적대하는 두 배타적 진영이 경쟁적으로 충성을 요구하는 한 더 이상 사람들의 호응을 얻지 못한다는 사실 또한 입증해주었다. 이것은 에라스무스 이후 모든 시대에서 자유주의 정신이 직면해야 했던 딜레마이다.

- 윌리엄 L. 랭어가 엮고 박상익이 옮긴 서양사 깊이 읽기 1권 호메로스에서 돈 키호테까지 중 브로노프스키와 매즐리슈가 쓴 에라스무스, 시대를 초월한 지식인에서. 머꼬네에 실린 '그렇게 힘든 하루가 지나갔다.'와 그에 달린 댓글이 걸렸더랬다.

좋은 생각

from text 2007/02/08 00:59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이번 M6 영입을 계기로 지금 가지고 있는 바디와 렌즈군을 어떻게든 단촐하게 하고 싶었지만 방법이 잘 생각나지 않았는데 불현듯 떠올랐다. 바로 MF Nikkor 45mm 1:2.8P를 구하는 것이다.

그러면 현재 D50에 50.4, 18-70, 70-300ED, FE에 50.2, 28mm 2.8, M6에 35mm cron 4th인 구성을 D50에 18-70, FE에 45mm 2.8P, M6에 35mm의 원바디 원렌즈로 구성할 수 있는 것이다. 하나를 영입하고 넷을 방출함으로써 수적으로 단촐해질 뿐만 아니라 FE의 덩치가 작고 예뻐지며, 더구나 이 녀석은 D50에서 노출 지원까지 해주니 두 몫을 해내지 않겠는가. 약간 떨어지게 되는 부분은 디지털에서 아주 빠른 50mm가 없어진다는 것과 필름에서 광각이 아쉬울 수 있다는 것인데, 광각을 그리 애용하는 편도 아니고 꼭 그리 빠른 놈이 없어도 될 것 같다. 망원은 애초에 처분할 생각이었으니 그것도 뭐 그리 아쉬울 게 없다.

이 계획의 애로점이 있다면, 이 45mm 팬케익은 D50에도 물려쓰기에 안성맞춤일 블랙이 매우 귀하다는 것인데, 어쨌거나 오래 잠복 들어가서 노려볼 수도 있겠지만, 마음 굳힌 김에 실버로라도 구해버릴까 싶다. 가격도 꽤 착한 편이다. 잘 맞아떨어지면 내일이라도 팬케익을 영입하고, 신품 지른 50.4는 시세를 살펴보고 나머지는 영입가에 준하여 방출 작업에 들어갈 생각이다. 상태는 모두 훌륭한 놈들인데 상대적으로 시세보다 센 감이 있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은 이미 가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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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몰아치는 거센 바람에도 부딪쳐오는 거센 억압에도
우리는 반드시 모이었다 마주보았다
살을 에는 밤 고통 받는 밤 차디찬 새벽 서리 맞으며 우린 맞섰다
사랑 영원한 사랑 변치않을 동지여
사랑 영원한 사랑 너는 나의 동지

세상 살아가는 동안에도 우리가 먼저 죽는다 해도
그 뜻은 반드시 이루리라 승리하리라
해방 되는 날 통일 되는 날 희망찬 내일 위해 싸우며 우린 맞섰다
투쟁 영원한 투쟁 변치않을 동지여
투쟁 영원한 투쟁 너는 나의 동지

얼마 전에 서연이에게 노래 하나 가르쳐준다고 하고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러준 일이 있는데 이 녀석 반응이 영 시원찮다. 해서 갑자기 떠오른 '동지가'를 불러주었더니 대체로 만족하는 눈치다. 아마도 처음 배운 민중가요가 아닌가 싶다. 곡조도 내용도 별로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도 한번씩 이 노래를 낮게 소리내어 불러보면 곧 눈물이 날 것만 같은 기분이 될 때가 있다. 예전에 많이 힘들었을 때 이 노래와 '애증의 강'을 부르며 괜히 훌쩍거리곤 했던 기억도 있다.

착한 가격은 아니지만 상태 매우 훌륭한 1992년 10월 27일 産 Leica M6 non-ttl을 어제 아침 입양하였다. 첫 롤 올리며 신고하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원하는 렌즈(summicron 35mm 4th 블랙이면 딱 좋겠다만, asph 현행이나 실버도 관계없겠다)를 구하기 전이라 애태우던 차 자진하여 summicron 50mm rigid를 빌려준 머꼬군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하여 알린다. 고맙다, 요괴인간에서 점점 게바라를 닮아가는 머꼬군!

* 훗날 멋지구리한 디지털바디 하나 또 장만할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으론 바디 욕심은 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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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from text 2007/01/05 10:35
약속과 관련한 공지. 뭐라 할 말이 없다만.

빈 말이나 과장이 아니라 사는 게 사는 게 아니고, 재미가 없었다. 술은 17일, 담배는 16일만에. 둘이서 소주 두 병, 데낄라 750미리를 나눠마셨다. 담배도 한 대. 소주에서는 화학약품 냄새가, 담배에서는 매캐한 먼지 맛이 났다. 담배 끊었다고 사다 준 카카오 초콜릿과 사탕은 여직원에게 돌려주었다. 역시 뭔가에 구속되거나 제약받는다는 건 좋지 않다. 설까지 가진 못했지만, 생각했던대로 절제하며 즐기고 싶다. 이런 말도 우습지만, 뭐든 하겠다는 결심은 안 하겠다고 결심해본다. 아는 한 동네방네 오늘 다 공지하고 있다. 모양은 형편없게 되어버렸지만 큰 짐을 벗은 듯 홀가분하다.

디기의 댓글 이후 잠지사진, 벌바, 여성생식기털사진 등의 검색어로 이 블로그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다. 리퍼러 로그를 보여주고 싶은데 캡쳐할 줄 몰라 생략한다만, 특히 여성생식기털사진으로 검색하여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데, 무슨 이슈가 된 적이 있었나 싶을 만큼 많다. 그걸 보고 싶다 하더라도 저런 조합으로 검색하진 않을 듯 한데, 신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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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from text 2006/12/19 08:37
오늘 밤 자정부터 술, 담배를 끊기로 하였다. 0124님과 함께. 혹시 모르는 상황을 대비한 단서, 다가오는 설날부터는 반주 성격의 한 잔 술은 허용키로 하고. 어기고 다시 먹거나 피우는 순간, 공지하겠다, 동네방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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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과 아날로그

from text 2006/12/18 15:37
웹2.0은 세상을 바꾼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방식을 바꿨다'.
- 뉴미디어 유저 '당신'이 올해의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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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에 내리는 비

from text 2006/12/14 14:51
김규항의 블로그에서 '연설'을 보고
산티아고에 내리는 비(혹은 산티아고에 비가 내린다)를 떠올리다가, 만난
벤세레모스, 벤세레모스
바람구두연방의 문화망명지

이 더러운 세상에서 지금, 누가 혁명을 꿈꾸지 않겠는가, 마는
왠지 나만, 혁명을 꿈꾸기에는 너무 멀리 와 버린 걸까, 하는 생각

병통

from text 2006/12/13 17:08
FE 구하고 생긴 것. 찍을 것도 아니면서 자꾸 기곌 만지거나 들여다보는 버릇, 그리고 가족이 아닌 뭔가를 찍고 싶다는 생각. 가끔 꿈에 나타나는 라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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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from text 2006/12/11 10:58
뭐 내나 혼자 아닌가. 올 때나 갈 때나.

내나, 네이버 사전에 따르면 '결국에 가서는', 또는 '일껏'의 잘못, '역시'의 경남 사투리, '아까와 같이, 조금 전에 얘기한 것과 같은'의 뜻으로 쓰이는 경상도 사투리라고. 결국이랄래다가 검색해 보고. 어느 걸 대입하나 거 뭐 내나 맞는 말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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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새우

from text 2006/12/05 13:44
어제는 모처럼 0124님과 한잔 했다. 근무 체계가 이제 정상적으로 돌아온데다 다음날 오후 근무만 있어 그러는지 한잔 사겠다 하여 남구청 네거리에 새로 생긴 '천일'에서 고기 구워 한잔 했다. 서연이도 뭐가 그리 신이 났는지 즐거워하여 2차는 내가 사마 하고는 '싱싱해물'로 가 '보리새우'에 한잔 더 했다. 안 그래도 먹고 싶었던 터에 오랜만에 먹는 보리새우 맛이 참 일품이었다. 비싸긴 하지만 한 마리를 두세번에 나눠 먹고 머리 구운 거에다 꼬리 남긴 것 추가로 구워 먹으니 한 상으로 손색이 없다.

보리새우 하면 아주 오래 전에 읽은 김윤식의 글 한 대목이 떠오른다. 어떤 평론집이었던 듯 한데, 한 시인과 지인과의 술자리에서 보리새우를 맛있게 먹고는 주인에게 이거 한 마리 얼마요 했더니 삼천원이라 하여 비싸다 생각하는 차에 그 지인이 마담, 보리새우 스무 마리 주시오 해 깜짝 놀라는데, 그 때 이미 그들은 한 서른 마리쯤 먹어치운 후였는데, 그치가 시인에 대한 대우는 이러해야 하지 않겠나 했다는 내용이다. 삼천, 스무나 서른이 좀 미심쩍은 게 오래되어 아주 정확하지는 않다. 가끔 이런 사치를 베푸는 게 즐겁다.

싱싱해물의 일하시는 누님은 진짜 누님처럼 정겹다. 생각해보니 유일하게 누님이라 부르는 사람인데, 젊으셨을 때 어머니 모습이 문득문득 묻어난다. 서연이도 재롱 부리고 잘 따랐지만, 어젠 영락없는 서연이 친척 어른이었다.

방출 소감

from text 2006/11/29 14:08
이런 카메라 어떨까? 니콘 D200 + FM (?) 정도 바디에 필름과 메모리를 동시 장착할 수 있도록 하여, 찍으면 둘 다 기록할 수 있는 그런 거 말이지. 물론 측광은 MF까지 다 지원하고(당연히 스크린도 두 종류를 지원해주고). 그럼 이런저런 고민 없이 덜 귀찮게 찍고 재미있게 놀 수 있을 것 같은데.


방금 SLR클럽 장터에 내놓은 모터 드라이브 md-12를 직거래로 넘겼다. 상태 좋은 놈을 싼 값에 지난 번 'FE' 구입할 때 따라온 낡은 하마 가방과 렌즈 포우치 두 개, 흠집 있는 hs-9 후드에다 AA건전지 여덟 개 추가로 딸려 내보냈다. 시험 삼아 써 본 것 뿐이었는데, 구매자가 점검하며 셔터 눌러보는데 왜 그렇게 애잔하고 아쉬운 느낌이 드는지, 울적하기까지 했다. 소리는 왜 또 그렇게 청명한지.

같이 내놓은 70-300ED 렌즈는 문의하는 사람은 종종 있는데, 아직 구매자가 없다. 오늘 저녁까지 안 팔리면 그냥 쓰기로 마음 굳히고 글도 그렇게 올렸는데, 저녁 7시 이후에 전화달라는 쪽지가 한 통 와 있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성사되면 팔고 아니면 그냥 써야겠다. 없으면 또 아쉬운 게 망원이니.

70-300ED를 문의한 사람 중 두 명에게 쪽지로 대화하다 이 블로그를 알려주며 바로 아랫글의 리플들을 읽어보기를 권했다. 상태를 묻다가 망원의 필요성과 유용성으로 이야기가 넘어가 알려주게 된 것인데, 상태를 떠나 다들 구매를 포기해버리는 것이었다. 뭐 그럴꺼라는 생각을 하면서 알려주기는 했으나,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보내기 아쉬워 그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딸이 없어 어디 여의는 기분이야 평생 느껴보지 못할 지 모르겠지만, 하루 만져본 md-12를 보내는 마음이 이런데 앞으로 장비 구입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고 가능하면 방출은 말아야겠다.


* 어제 MF 28mm 2.8 ai-s 구했다. 초점조절링이 조금 덜 묵직하고 몸체에 미세한 흉터가 있어 썩 좋은 상태는 아니지만, B+급은 되는 것 같다. 0124님께 미리 말하지 못하였는데, 당분간 뭐 지를 일 없을 것이라고, 뭐 믿어달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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